“해외자원개발 10개 사업 우선 매각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일 03시 00분


감사원, 공기업 3곳 감사 결과 발표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의 중단 없는 추진을 위한 발전 방안을 제시하는 데 역점을 뒀다.”

감사원은 30일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3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성과 분석’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최종 감사 결과는 ‘정치 감사’ 논란을 의식한 듯 7월 발표 때와 강조점이 사뭇 달랐다. 7월 중간발표에서는 “원래 목적인 자원 확보는 미미하고 추가 투자비를 부채로 충당할 수밖에 없어 국민 부담 가중이 우려된다”며 사업 부실을 강하게 비판했던 것과 차이가 났다.

감사원은 지금까지 해외 자원 개발을 위해 169개 사업에 35조8000억 원이 투자됐지만 앞으로 사업을 계속하려면 48개 사업에 46조6000억 원을 추가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구조 조정으로 사업의 옥석(玉石)을 가려 추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 총선 출마 선언한 전 사무총장이 진두지휘

감사원은 이날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감사로 인해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위축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감사 결과와 배치 △사업 특성상 초기 실적만 평가한 것은 무리라는 지난 중간발표에서 제기됐던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피감기관과 지난 정부 관계자의 ‘정치 감사’라는 반발을 의식한 해명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사업 평가 모델을 만든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이번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성과 분석 감사는 최근 총선 출마를 선언한 김영호 전 사무총장이 진두지휘했다. 김 전 사무총장과 해당 국장은 직접 호주와 캐나다, 칠레, 카자흐스탄 등 8개국을 찾아 해외 자원 개발 감사에 나섰다. 사무총장이 외국으로 실지 감사에 나선 것은 전례가 없다.

그리고 김 전 총장이 감사위원으로 옮기기 사흘 전인 7월 14일 중간 감사 결과가 발표됐다. 보통 감사 결과는 감사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거친 다음에야 발표되므로 중간발표는 이례적이었다. 감사원은 “국정조사가 진행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감사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정치 감사’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당시 이명박 정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총선 출마 의지를 공공연히 밝혀 온 김 전 총장이 ‘친이(친이명박)’계를 공격할 만한 명분을 준 셈 아니냐”고 지적했다.

○ 하비스트·다나 일부 사업 정리될 듯

한국석유공사 등 3개 공사는 모두 169개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종료된 사업을 제외하고 99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사업 규모가 큰 사업을 대상으로 전략 가치와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자산 평가 모델’을 적용했더니 10여 개 사업이 우선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으로 이들 사업에 추가 투입해야 하는 비용은 약 1조 원이다. 캐나다 하비스트 사업이나 영국 다나 유전 사업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일부 사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3개 공사가 앞으로 5년 동안 24조500억 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이 가운데 7조9000억 원을 차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이들 공사가 자체 추정한 3조4000억 원의 2.3배가 넘는 수치다.

한편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 자원 개발은 수익성 차원에서 보수적으로 진행하고, 부채 감소 등 자산 합리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관계자도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한 해외 자원 개발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의 용역 결과에 따라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우경임 woohaha@donga.com·김재영 기자
#해외자원개발#감사원#공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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