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사퇴시한 다가오는데… 3선 단체장 총선출마 고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3일 03시 00분


곽대훈-윤순영-임병헌 구청장, 지지기반 탄탄해 출마說 ‘솔솔’
김영석 영천시장은 불출마 선언

대구 경북 지역 3선 기초단체장들의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와 경쟁력이 만만찮아 선거 구도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뒤 1년 반 만에 사퇴해 행정공백을 빚는다는 비판은 출마를 저울질하는 단체장에겐 큰 부담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단체장이 20대 총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내년 4월 13일) 120일 전인 이달 15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곽대훈 대구 달서구청장이 가장 주목받는다. 출마설은 3선에 성공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경선 없이 공천을 따냈을 만큼 지지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구체적인 지역구도 거론되면서 갑을병 3개 선거구 현역 국회의원들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구청 안팎에는 곽 구청장이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4일 열리는 달서구의회 정례회에서 출마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단체장이 사퇴하기 10일 전 대구시장에게 알려야 한다는 지방자치법 시행령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구청의 한 간부는 “출마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보면 된다. 무소속으로 나와도 경쟁력이 있다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곽 구청장은 임기 동안 달서구의 교통 교육 주거 환경을 크게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부터는 주민 의식 개선 운동인 ‘어질고 선한 세상 달서’를 추진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부드럽고 원만한 이미지에 정통 행정가라는 장점이 있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사퇴 시한까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 단체장에 대한 새누리당 공천 제재 여부가 출마 결정에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윤 구청장은 “경선 도입 여부와 단체장 참여 보장 등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출마를 확정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구에서는 윤 구청장의 지역밀착형 행정 성과를 중앙 정치 무대에 활용하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구 유일의 여성 단체장인 그는 근대골목투어 등 도시 재생 사업을 성공시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심 공동화 현상을 극복하고 관광자원 개발 효과도 거뒀다. 윤 구청장은 “주민의 뜻과 지역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 중”이라며 “출마설에 따른 행정 공백 우려가 길어지지 않도록 조만간 출마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임병헌 남구청장은 불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분석이 많지만 여전히 입에 오르내린다. 3선을 바탕으로 행정 경험을 충분히 쌓은 데다 앞산 맛 둘레길 등 도시 재생 사업으로 남구를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선거 때는 무투표로 당선됐을 만큼 지역 기반이 강하다. 임 구청장은 “단체장으로서 남구에 할 일이 아직 많다. 추진 중인 사업들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석 경북 영천시장은 최근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시장은 지난해 선거 때 경쟁 후보보다 2배 가까운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 미국 보잉사의 항공전자수리정보개조센터와 영천 경마공원 추진, 군부대 이전, 외국인 기업 투자 유치 등 굵직한 사업 성공으로 지지세가 커지면서 총선 출마설이 나왔다. 김 시장은 “영천 발전을 위해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시장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남유진 구미시장도 총선 출마설과는 거리를 두고 시정에 전념한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남 시장은 차기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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