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제 등 학력향상 프로그램 효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전국 최저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가장 높아
울산 남구의 한 여중 3학년 A 양(14)은 입학 당시 영어 알파벳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수학은 초등학생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영어와 수학 시간에는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학업에 흥미를 잃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3 교과 과정을 무난하게 이해하고 있다. 최하위권이던 성적도 중위권으로 올라섰다. 학교에서 운영 중인 ‘1교사 1멘토제’ 프로그램 덕분이다.
1교사 1멘토제는 A 양과 같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각 교과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학업성취 수준에 미달되는 학생) 1명당 교사 1명을 멘토로 지정해 학력을 향상시키는 제도다. 이 제도를 비롯해 다양한 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울산시교육청이 도입한 것은 2011년. 학업에 흥미를 잃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을 위해 전문가를 초청해 자신감을 불어넣는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공부는 잘하지만 운동을 못하는 학생과 그 반대인 학생을 연결해 서로 지도해 주는 친구 간 멘토-멘티제도 도입했다.
그 결과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15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울산 지역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고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생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울산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중학교 1.2%, 고교 0.8%로 모두 전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보통학력 이상(우수학력+보통학력) 비율은 중학교 80.9%, 고교 88.9%로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울산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는 A 양이 재학 중인 학교를 비롯해 중학교 6곳, 고등학교 11곳으로 지난해에 비해 중학교 2곳, 고등학교 7곳이 늘어났다. 중학교의 교과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 0.8%(1위), 수학 1.8%(1위), 영어 0.9%(1위), 고교는 국어 0.3%(1위), 수학 1.2%(1위), 영어 0.9%(1위)로 나타났다. 평균 1.0%로 2008년 전수 평가 시행 이후 전국에서 가장 낮은 비율이다.
중학교의 교과별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국어 87.6%(1위), 수학 75.9%(1위), 영어 79.2%(1위)를 기록했다. 고교는 국어 85.2%(8위), 수학 89.5%(2위), 영어 91.9%(2위)로 나타났다.
4년 연속 학교 향상도가 올라간 중학교 비율은 49.2%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학교 향상도는 올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획득한 실제 점수와 입학 당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의 차이로 산출된다.
울산시교육청은 앞으로 울산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 직원과 대기업 임직원, 학부모에게 재능 기부를 받는 등 멘토-멘티제를 교외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창원 울산시교육청 장학관은 “지금까지의 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분석하고 교사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더 향상된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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