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위원장은 이날 오전 피신 중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개악을 막아야 한다는 2000만 노동자의 소명을 저버릴 수 없다”며 “지금 당장 나가지 못하는 중생의 입장과 처지를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민노총은 여당이 추진 중인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한상균 위원장은 최종진 민주노총부위원장이 대신 읽은 성명을 통해 “평화적인 2차 민중총궐기 집회 이후 제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신도회에서는 저에게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고심을 많이 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지난달 16일 밤 조계사로 피신한 한상균 위원장은 전날 밤 조계사 신도회가 제시한 퇴거 시한(6일 자정)을 앞두고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과 거취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는 “노동개악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은 피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면서도 “저를 구속시켜 노동개악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려 광분하고 있는 지금은 아니다”고 밝혀 조계사를 당장 나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노동개악 처리를 둘러싼 국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조계사에 신변을 더 의탁할 수밖에 없음을 깊은 아량으로 품어주시길 바랄 뿐”이라며 “그리 긴 시간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조계사 측에 양해를 구했다.
한 위원장은 “노동개악이 중단되면 조계종 화쟁위원회 도법스님과 함께 출두한 것이며, 절대로 다른 곳으로 피신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민주노총과 80만 조합원의 명예를 걸고 국민 여러분께 공개적으로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화쟁위는 이날 오전에도 “5일 서울 도심 집회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됐고, 노동법 개정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커진 만큼 한 위원장 스스로 (경찰로) 걸어 나갈 명분이 섰다”며 조계사에서 나가 줄 것을 요청했으나 한 위원장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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