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이헌조 전 회장은 1957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입사했다. 이듬해 LG전자 전신인 금성사 창립멤버로 참여한 이래 금성사 사장, LG전자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전자산업의 발전을 이끈 전문 경영인이다.
이 전 회장은 금성사 사장으로 재임시 “붉은 신호면 선다”는 원칙 우선과 “빈대를 잡기 위해서라면 초가삼간이라도 태운다”는 품질우선의 경영철학을 추구했다. 이는 철저한 기본 준수가 변혁의 출발이며 기술과 품질 혁신의 근간이라는 의미다. 그 결과 LG전자는 대한민국 대표 전자기업으로 거듭났고, 유수의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 전 회장은 LG전자만의 고유용어인 ‘노경(勞經) 관계’를 창시했다. ‘노사(勞使)’라는 말이 갖는 대립적이고 수직적인 의미가 아닌,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노(勞)와 경(經)이 화합과 상생의 가치를 함께 창출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 전 회장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한·인도네시아 경제협력위원장, 한·독 경제협력위원장, 한국가전산업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 전 회장은 LG인화원장을 끝으로 1998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사재 80여억원을 한국실학 연구단체인 실시학사(實是學舍)에 기부했다. 실시학사는 이후 공익재단으로 전환하고 '모하(慕何)실학논문상'을 제정해 2011년부터 시상해오고 있다.
2014년 경상대학교에 ‘경상우도(慶尙右道) 전통문화 연구기금’ 5억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권병현씨가 있으며, 장례식은 LG전자 회사장으로 진행된다. 빈소는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오는 9일 수요일 오전 7시에 영결식 후 경기도 광주시 시안가족추모공원에 안장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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