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 어린이문화원. 국내 최대 아동 문화 시설인 어린이문화원(1만6430m²)은 지하에 있지만 빛이 쏟아졌다. 한쪽 벽 전체가 길이 63m, 최고 높이 7m인 유리창 덕분이다.
어린이문화원은 문화전당 5개 원 가운데 가장 인기 있다. 지난달 25일 개관한 문화전당을 12일간 관객 14만1369명이 찾았다. 관객 중 4만3758명(31%)은 어린이문화원을 방문했다. 인기 비결은 어린이문화원이 아이들의 창작력과 감성을 키워 주는 문화 발전소이기 때문이다.
햇빛이 잘 드는 지하 2층 어린이극장에서 인형음악극 ‘깔깔 나무’ 공연이 끝나자 아이들과 부모 100여 명이 나왔다. 정윤서 양(8·광주 경양초교 1년)은 “연극이 50분 정도로 다소 길었지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깔깔 나무는 카자흐스탄 설화를 소재로 활용한 창작 연극이다. 어린이문화원에서는 이날 깔깔 나무 이외에 그림자 인형극인 창부타령, 할아버지의 창문 등 3개 작품이 공연됐다. 어린이문화원은 개관 이후 연극, 음악, 마술 등 13개 작품을 20차례 공연했다. 깔깔 나무 같은 뛰어난 작품은 세계로 수출된다.
어린이문화원 갈 지(之) 자 모양의 거대한 흰색 복도는 창의성을 키우는 체험관이다. 완만한 경사의 복도를 올라가면 자연과 생활이라는 체험관 첫 번째 놀이터를 접한다. 알록달록한 나무 모양 조형물에 걸쳐진 스펀지, 천을 만지면 자연의 소리가 난다.
중간 평평한 공간은 건축물 등을 지어 보는 두 번째 놀이터다. 아이들은 종이 상자 등으로 성이나 건물을 짓고 허물면서 건축 원리를 이해한다. 갈지자 복도의 끝부분은 소리와 음악이라는 세 번째 놀이터다. 아이들은 허공에 걸려 있는 각종 악기를 두드려 보거나 전자악보를 밟아 보며 음악 원리를 느꼈다. 장주용 씨(40)는 “초등생 아들이 컴퓨터를 끄거나 켤 때 나는 소리로 노래를 작곡하는 데 흠뻑 빠졌다”고 말했다.
어린이문화원은 이 밖에 콘텐츠연구개발실과 도서관, 창작실험실 등을 갖추고 있다. 김혁진 어린이문화원 예술감독(51)은 “어린이문화원은 재미 등이 위주인 기존 놀이시설과 달리 아이들에게 음악, 건축 원리를 이해시켜 주는 유일한 창작 공간”이라고 말했다.
문화전당은 어린이문화원 이외에 △아시아예술극장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민주평화교류원으로 구성돼 있다. ‘아시아 대표 극장’을 지향하는 아시아예술극장은 1120석의 가변형 대극장과 512석의 중극장을 갖추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소화한다. 문화창조원은 지하 1층부터 지하 4층까지 8655m²에 스튜디오 3개, 복합 공간 4개, 시민공간 2개를 갖추고 있다. 내년 5, 6월경 문을 열 민주평화교류원은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었다. 5·18 당시 광주 시민의 일상 모습, 역사적 현장을 온라인에서 가상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