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열차 등 중점 사업 포함돼 비상… 道-교육청 ‘예산 되살리기’ 안간힘
충북민예총 항의방문 등 반발 이어져
충북도의회 각 상임위원회가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을 대대적으로 삭감하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도와 교육청 예산 관련 부서 직원들은 7일부터 가동을 시작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대로 ‘예산 되살리기’에 나섰다.
7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의회 4개 상임위원회는 4일 열린 정례회에서 4조247억 원 규모의 충북도 내년 예산안을 심의해 이 가운데 279억9000여만 원을 삭감했다. 정책복지위가 159억8000여만 원으로 가장 많고, 건설소방위 65억1000여만 원, 행정문화위 31억7000여만 원, 산업경제위 23억2000여만 원 등이다.
삭감 예산 가운데는 충북도가 중점 추진 중이거나 결정한 사업들이 포함돼 비상이 걸렸다. 주요 삭감 예산은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비 16억 원 △영동∼단양 종단열차 운행 손실보상금 16억 원 △충북개발공사 출자금 150억 원 등이다.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내년 9월 청주에서 열리는데 충북도가 편성한 16억 원이 전액 삭감됐다. 만약 부활되지 않으면 청주시가 편성한 9억 원으로만 대회를 축소해 치를 수밖에 없다.
영동∼단양 종단 열차의 매달 이용객이 4만 명이 넘는 상황이지만 보상금이 없으면 내년 5월 운행이 전면 중단된다. 하지만 도의회 건설소방위는 ‘경제적 효율성이 낮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했다. 충북개발공사 출자금 역시 도의회 정책복지위는 ‘사업 계획이 막연하고 지나치게 몸집을 불려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삭감했다.
이 같은 예산삭감에 대해 새누리당이 다수당인 충북도의회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이시종 지사의 ‘발목잡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도 나오고 있다. 한 도청 고위공무원은 “삭감 예산 모두가 도의 주요 사업인데 이렇게 싹둑 자르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소속 한 의원은 “도가 제출한 예산안을 살펴보면 허술하고 문제점이 많아 삭감한 것”이라며 이 같은 의혹을 일축했다.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충북도교육청 내년도 예산 삭감도 충북도와 비슷한 상황이다. 도의회 교육위는 도교육청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해 유치원 누리과정 297억 원을 포함해 42건 542억7000만 원을 삭감했다.
삭감 내용은 유치원 누리과정 297억 원, 교원 인건비 200억 원, 행복씨앗학교 관련 사업 1억2000만 원, 청소년오케스트라 지원 1억1000만 원, 교단 선진화 지원 14억9000만 원, 초등학교 옥상 정원 조성 3억9000만 원 등이다.
이 같은 대대적인 삭감에 대해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7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5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삭감해 충격을 받았다. 유초중등교육 예산을 덜어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라는 것이 교육위의 생각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밖에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가 충북민예총 관련 사업 13개 중 9개 예산 사업과 충북NGO센터 관련 사업을 전액 삭감한 것과 관련해 이들 단체 관계자들이 7일 행정문화위원회를 항의 방문하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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