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동생대)에서 발생한 집단 호흡기질환(폐렴)은 사료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세균에 노출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8일 오전 세종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사료를 많이 취급하는 실험환경에서 유기분진(Organic dust)과 관련된 병원체 증식이 이루어지고 환기시스템 가동이 중단되면서 오염원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즉 연구자들이 사료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다가 세균, 화학물 등 다양한 오염원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환자검체 현미경소견에서 '방선균(S.rectivirgula)'으로 추정되는 미생물이 관찰됐는데 동물실험실 환경검체에서도 동일한 균이 확인됐다.
질본은 검출된 미생물이 그간 국내에서 보고가 없었던 방선균으로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일단 유력 원인으로 방선균을 꼽으면서도 제3의 원인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두고 분석 중이다.
기존 사례 보고와 다르고 미생물학적인 동정 결과가 없어 현재로서는 확진이 아닌 추정이다. 기존에 알려진 방선균에 의한 호흡기질환은 알레르기 면역반응에 의한 것이지만 이번 사례는 감염에 의한 염증반응이 주요한 특성으로 나타났다.
반면 폐렴을 잘 일으킨다고 잘 알려진 병원체(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바이러스 8종, 레지오넬라 등 호흡기 세균 5종, 메르스, 브루셀라 등 기타 폐렴유발 병원체 5종)는 검출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동물실험을 통해 명확한 병리기전 규명을 진행중에 있다"면서 "동물심험 결과는 약 3개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건대 동물생명과학관 호흡기질환은 지난 10월 19일 최초환자 발생 이후 10월 26일 정점을 보였다. 건물폐쇄 뒤 환자 발생이 급격히 감소해 11월 2일까지 총 55명에서 폐렴 증상이 나타났다. 사람간 전파는 없었으며 이후 추가 환자 발생은 없었고 11월 6일까지 모두 증상이 호전돼 퇴원했다.
한편, 건국대학교는 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교내 연구실험 시설에서의 호흡기질환 발생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환자와 가족, 학생과 학부모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 말씀드린다"며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더욱 안전한 연구환경을 조성하고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학교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건국대학교는 안전한 실험실 연구환경 조성을 위해 동물생명과학관의 공조·환기 시스템을 대폭 개선하고 실험실 연구와 관련한 생물안전교육을 전공 대학원생(석박사 학위자)은 물론 학부생의 필수 졸업요건으로 하는 등 실험실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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