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시립예술단, 감독 연임 둘러싸고 파열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9일 03시 00분


무용단-극단 감독 재계약 불가 통보… “실력보다 연줄로 감독 수시 교체”
행정소송-단원들 반발 이어져

올 9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올려진 인천시립무용단의 ‘가을연꽃’. 무용단 감독이 내년에 계약 연장을 못하는 상황에 처하자 단원들 상당수가 반발하고 있다.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제공
올 9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올려진 인천시립무용단의 ‘가을연꽃’. 무용단 감독이 내년에 계약 연장을 못하는 상황에 처하자 단원들 상당수가 반발하고 있다.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제공
인천시립예술단이 예술감독 연임을 둘러싸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 교향악단 합창단 무용단 극단 등 4개 예술단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 2년 계약 기간이 만료된 무용단 감독과 극단의 예술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하자 행정소송과 단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013년 12월부터 인천시립무용단을 맡은 김윤수 감독은 최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측으로부터 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받았다. 통상 인천시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2년 계약을 보장받은 감독의 임기를 1년씩 자동으로 연장해 왔다. 김 감독은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출신으로 역대 인천시립무용단 감독 중 최고 실력파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자신의 안무 작품을 돈을 받고 외부에 무단 반출한 남자 단원을 나무라다 폭행해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통보를 받은 것. 인천시의 이런 방침에 무용단원 상당수가 반발하고 있다. 40명의 무용단원 중 10명이 8일 노조 탈퇴서를 제출했다. 탈퇴에 동참한 한 단원은 “노조가 감독 연임 문제에 개입할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 있는 단원을 비호하는 울타리 역할을 하는 노조에 더 이상 남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김 감독의 안무 작품을 외부로 유출한 단원은 시 감사 결과 경미한 처분을 받은 뒤 신분 유지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휴직한 상태다.

인천시는 또 단무장과의 고소 고발 및 감사 청구 사건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시립극단 주요철 예술감독과도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방침이다. 주 감독은 무대 설치를 둘러싼 내부 비리를 외부에 알렸다가 이런 처지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대 때 연극계의 국내 최고상을 받았고 경기도립극단 감독을 지낸 연출가 출신이다. 인천시는 주 감독이 내부 갈등을 빚는 것과 별도로 과거 대상 경력(연출가 공로)을 명시적으로 이력서에 기재하지 않았고, 정기작품의 단독 연출을 공동 연출로 표기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하지만 이 사실들은 그의 교수 채용, 경기도립극단 감독 채용 때도 아무런 문제가 안 됐는데, 감독 연장 불가 사유의 하나로 삼는 것은 과하다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주 감독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인천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인천시 예술계 안팎에선 “실력 있는 예술가가 예술혼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지는 못하고 예술 이외의 문제로 유능한 지역 예술인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퇴출 여부를 정할 때는 예술계에도 엄격한 잣대를 대야 한다”는 주장이 함께 나오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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