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타준 커피, 막내사원을 웃게 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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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12월의 주제 ‘이제는 실천’]<237> 일하고 싶은 직장 만들기

직장인 권모 씨(29)는 5년째 매일 아침 출근길에 회사 1층 로비에 도착한 신문을 각 부서에 배달한다. 정수기 물통 갈기, 다른 직원 전화 대신 받기처럼 통상 부서 막내의 업무로 여겨지는 일도 후배에게 미루지 않고 있다. 이유는 과거 자신이 막내 시절 한 ‘다짐’을 지키기 위해서다. “큰 힘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데도 잡다한 일들은 모두 막내에게 미루는 관행이 불편했어요. 그때 ‘난 저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고 그 다짐을 실천하는 것뿐이죠.”

좋은 직장 문화는 사소한 배려에서 시작된다. 연차가 낮은 직장인은 권 씨처럼 막내의 일손을 덜어 주는 상사의 모습이 큰 힘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윤모 씨(26)는 매일 점심시간이 끝나면 팀장이 직접 내린 커피를 마신다. 이전 팀장이 있을 때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때만 해도 커피 타기는 막내인 윤 씨가 전담했다. 하지만 지금 팀장(47)은 부임 직후부터 팀원들은 물론이고 손님에게도 직접 커피를 내려 대접한다. 윤 씨는 “이전에는 ‘내가 회사에 커피를 타러 왔느냐’는 자괴감이 들 때가 많았지만 지금은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에 회사 생활이 더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선배의 사소한 배려는 후배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더욱 빛난다. 장모 씨(30)도 입사 첫해 새벽까지 부서 문서고를 정리할 때 다른 선배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먼저 퇴근했지만 유일하게 자신을 도와준 팀장을 ‘최고의 선배’로 꼽았다.

국내 대형 은행에서 근무하는 이모 씨(26)는 자신의 실수로 모든 부원이 늦게까지 야근을 해야 했다. 후배가 큰 실수를 하면 남들 앞에서 면박 주기 일쑤지만 이 씨의 상사는 나중에 따로 불러서 실수를 지적했다. 이 씨는 “혼낼 때도 나를 배려해 준다는 느낌이 들어 선배를 더 따르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 평가 소셜미디어 ‘잡플래닛’이 올해 상반기 발표한 ‘일하고 싶은 기업’ 10곳에 대한 칭찬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직원이 가장 중요시한 것 역시 ‘사내 문화’였다. 장영주 잡플래닛 이사는 “좋은 사내 문화는 단순히 제도만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상사의 사소한 말 한마디와 행동만으로도 기업 문화는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실천#직장#잔심부름#사내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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