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라테 한잔은 이산화탄소 340g 배출, 감자칩은 75g
환경네트워크 홈피에 계산 시스템
英서 인증제 시작… 마크 붙이면 우대
한국도 ‘탄소성적표지’ 확대하기로
‘생수 한 병 10.6g, 아메리카노 한 잔 21g, 카페라테 한 잔 340g….’
시판 음료수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계산한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수치들이다. 카페라테는 음료의 양은 아메리카노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커피에 넣는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젖소를 키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이 매우 높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크게 늘었다.
2020년 글로벌 ‘신기후체제’ 출범을 앞두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각국의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목받는 개념이 ‘탄소발자국’. 이는 사람이나 동물의 흔적을 남기는 발자국처럼 제품의 생산 및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탄소발자국을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홈페이지(www.kcen.kr)에 올려놓고 있다. 특정 기간의 가스와 전기, 물 사용량 등을 입력하면 얼마만큼의 탄소가 발생하는지를 알 수 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한 사람은 8만여 명으로 1가정(4인 가족)의 한 달 평균 탄소 배출량은 103.625kg이었다. 이는 어린 소나무를 37그루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배출량이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박형진 홍보팀장은 “사람들마다 일상의 소비와 생활 패턴이 달라서 먹고 마시고 활동하는 과정의 탄소 배출량까지 하루 단위로 계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발자국 인증제도를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의 경우 포장에 탄소발자국을 표시한 제품이 2만5000여 개에 달한다. 감자칩 스낵인 워커스 크리스프는 ‘탄소발자국 75g’, 과일 음료인 이노센트 스무디는 ‘탄소발자국 294g’이라고 표시해 놓는 식이다. 영국 정부가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가 인증하는 탄소발자국 마크를 붙인 제품은 테스코를 비롯한 유통업체에서 각종 우대 혜택을 받는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 S시리즈가 최근 영국 카본 트러스트에서 ‘탄소발자국 최우수 제품상’을 받았고,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최초로 인증을 따냈다.
한국도 탄소발자국과 유사한 개념의 ‘탄소성적표지’ 제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생수와 소주, 감자칩 등을 포함해 1000여 개 제품이 이 인증을 받았지만 아직 일반인의 인식이 낮아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 탄소발자국 ::
사람의 활동 혹은 기업의 제품 생산부터 소비, 폐기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총량. 인간 활동의 흔적으로 남는 탄소 배출량을 발자국처럼 상징화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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