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하대 송도캠퍼스 부지매입 관련 특혜요구 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5일 03시 00분


부지대금 10년 분납-금리인하 등 최순자 총장 인천경제청에 요청
“송도캠퍼스 의지 있나” 우려 목소리

인하대 송도캠퍼스가 들어설 예정인 송도 11-1공구. 인하대는 22만4400㎡에 이르는 캠퍼스 부지 대금(1077억원) 중 아직 납부하지 않은 674억 원을 10년간 분할 납부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인천경제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제공
인하대 송도캠퍼스가 들어설 예정인 송도 11-1공구. 인하대는 22만4400㎡에 이르는 캠퍼스 부지 대금(1077억원) 중 아직 납부하지 않은 674억 원을 10년간 분할 납부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인천경제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제공
인하대가 송도캠퍼스 부지 매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형평에 어긋나는 요구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인하대 송도캠퍼스가 들어설 송도 11-1공구의 매립공사가 최근 마무리됨에 따라 대학 측의 매입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인하대는 22만4400m²에 이르는 캠퍼스 부지 대금(총 1077억 원) 가운데 아직 납부하지 않은 674억 원을 10년간 분할 납부하는 방안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 공유재산 관리 조례에 따르면 부지 대금 분할 납부 기간은 5년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인하대 측은 부지 대금 분할 납부에 따른 이자율을 연리 2%로 낮춰 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은 외국투자기업에 적용되는 금리여서 기존 6%를 다소 낮춰줄 수 있지만 2%는 무리라는 견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최근 최순자 인하대 총장이 유정복 인천시장과 면담한 뒤 ‘인하대 요청 사항을 들어줄 수 있는지 검토하라’는 인천시의 의뢰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 시장인수위원회인 ‘희망인천준비단’의 단장을 지냈다.

이와 함께 인하대는 16만5000m² 규모의 상업용지를 조성원가에 매각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 땅에 아파트와 상가 등 상업시설을 짓고 그 수익을 캠퍼스 건립비 등에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천시 재정난과 타 대학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이 역시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송도에 캠퍼스 건립을 추진 중인 홍익대와 한국외국어대는 해당 부지 대금을 규정에 따라 납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인하대 학교법인(정석인하학원·이사장 조양호)이 송도캠퍼스 조성에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지금 추세라면 인하대 송도캠퍼스는 계획대로 문을 열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석인하학원은 2013년 7월 인하대 송도캠퍼스 부지를 기존 송도 5·7공구에서 11-1공구로 변경하면서 2020년 제2 개교를 선언한 바 있다.

인천시뿐 아니라 인하대 안팎에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하대 스마트캠퍼스 추진단 관계자도 최근 인천경제청 측에 이런 우려 섞인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인하대가 인천경제청에 무리한 요청을 하는 것은 정석인하학원이 약속을 어긴 결과로 조양호 이사장이 송도캠퍼스 조성에 의지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10여 년간 등록금이 동결되는 등 학교 재정상의 어려움이 있어 송도캠퍼스 조성의 성공을 위해 대금 납부 조건 변경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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