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매장 사업자 신규계약후, 음식값 낮춰 여행객들에 인기
1만원 이하 음식 2배 늘어 82%로… 할랄부터 치맥까지 메뉴도 다양
인천의 한 중견기업 해외영업부에 근무하는 김윤기 씨(42)는 해외출장이 잦다. 외국 바이어 요청에 따라 갑자기 계획에 없던 출장길에 오르는 경우도 많았다. 이때마다 김 씨는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식당을 찾는 대신 비행기에서 주는 기내식으로 허기를 달래곤 했다. 여객터미널 식당에서 파는 음식 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출장 때마다 여객터미널 식당을 찾는다. 가격을 1만 원 이하로 낮춘 다양한 메뉴가 등장하면서 부담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야간에도 햄버거나 어묵 만두 같은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팔아 상당히 편해졌다”며 “인천공항 식당의 문턱이 많이 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인천공항에 입점한 식음료 매장 대부분은 비싼 임차료 때문에 호텔이나 골프장 수준의 가격에 음식을 팔아 여행객들에게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여객터미널 일반구역과 면세구역의 식음료 매장(3기) 사업자를 신규 계약한 뒤 올 6월부터 음식 값이 인하되고 다양한 메뉴가 선보여지면서 여행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현재 푸드코트에서는 비빔밥과 김치찌개 육개장 등과 같은 한식메뉴를 6000∼70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새로운 식음료 매장이 들어서기 전까지 이런 음식을 사먹으려면 1만 원이 넘는 돈을 내야 했다.
종전 식음료 매장 2기 사업자(6개 업체)가 판매했던 음식(722종) 가운데 1만 원 이하 메뉴는 47.0%(339종)에 불과했으나 현재 82.4%를 차지한다. 또 일반구역인 여객터미널 4층 고급 식당가는 중저가 식당으로 바뀌어 운영 중이다. 이광수 인천공항공사 마케팅본부장은 “시중과 같은 가격의 메뉴를 파는 파리바게트와 스타벅스 롯데리아 등과 같은 브랜드 매장도 54곳에서 93곳으로 늘렸다”며 “인천공항에서 파는 음식은 무조건 비싸다는 인식이 상당 부분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여행객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음식 메뉴도 다양해졌다. 양식과 중식 일식뿐 아니라 할랄(‘신이 허용한’이란 뜻의 아랍어로 이슬람 교리에 따라 제조한 식품) 음식을 판매하는 ‘니맛(Nimat)’이라는 식당도 새로 들어섰다. 세계 인구의 약 28%를 차지하는 무슬림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것이다. 니맛에서는 무슬림 현지식은 물론이고 변형된 한식 메뉴도 즐길 수 있다.
한류와 한국 음식(K푸드)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진 것을 반영해 김밥과 치맥(치킨과 맥주)은 물론이고 지역의 유명 먹을거리도 선보였다. 일명 ‘세숫대야 냉면’으로 불리는 인천 동구 화평동냉면과 중구 신포동에서 시작된 신포만두를 맛볼 수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고래사어묵도 판매 중이다.
이 밖에 증가하는 심야 여행객을 위해 24시간 운영하는 식음료 매장을 기존 9곳에서 면세구역(8곳)과 일반구역(7곳) 모두에 늘렸다. 6월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된 식음료 매장 리모델링 공사도 최근 거의 마무리돼 쾌적한 공간을 갖췄다. 박완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출국장은 하루 7만 명이 넘는 세계 각국의 여행객이 이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식음료 매장을 바꿨다”며 “가격은 낮췄지만 여행객이 만족할 수 있는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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