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완도군 ‘청정바다 횟감’ 전국민 입맛 사로잡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7일 03시 00분


“횟집보다 싸고 육질 뛰어나다”… ‘싱싱회 전국 택배 서비스’ 인기
비수기인 겨울까지 주문 폭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

전남 완도군 완도읍의 한 횟집 주인이 주문받은 광어회를 포장하고 있다. 주문과 동시에 손질한 광어는 살점과 뼈를 아이스 팩으로 감싼 냉장 상태로 다음 날 배송된다. 완도군 제공
전남 완도군 완도읍의 한 횟집 주인이 주문받은 광어회를 포장하고 있다. 주문과 동시에 손질한 광어는 살점과 뼈를 아이스 팩으로 감싼 냉장 상태로 다음 날 배송된다. 완도군 제공
전남 완도군 완도읍 우성어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제균 씨(48)는 요즘 전국에서 걸려오는 전화 주문을 받느라 눈 코 뜰 사이가 없다. 고객 주문과 동시에 손질한 광어의 큰 살점과 뼈를 아이스 팩으로 감싸 냉장 상태로 보내는 ‘싱싱회 택배 서비스’로 매출이 뛰고 고객도 늘었다. 이 씨는 하루 평균 5건, 한 달에 많게는 150건 이상 택배 주문을 받고 있다. 2kg짜리 광어는 택배비를 포함해 5만 원, 3kg은 7만5000원을 받는데 시중 횟집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다. 2년 전 귀향한 이 씨는 “택배 서비스로 고객 신뢰성을 확보한 만큼 머지않아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싱싱회로 사로잡은 입맛


전남 완도군의 ‘싱싱회 전국 택배 서비스’가 인기다. 회는 산지에서 또는 횟집에서 먹어야 제맛이라는 고정관념을 뛰어넘은 차별화 전략으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여름 휴가철에 두드러졌던 광어회 수요가 비수기인 겨울까지 이어지면서 지역경제도 살아나고 있다.

완도군은 현지 식당가에서만 맛볼 수 있는 광어 횟감을 전국 어디에서나 즐길 방안을 고민한 끝에 택배 서비스를 생각해냈다. 오후 시간에 광어 껍질을 벗기고 가시와 내장을 제거한 뒤 비닐 랩으로 싸서 보내면 다음 날 받아 적당히 썰어 먹을 수 있다. 광어는 살이 단단해 우럭 등 다른 생선과 달리 회를 뜬 뒤 하루 정도 숙성하면 맛이 더 좋아진다.

‘싱싱회’는 해양수산부가 정한 공식 명칭으로, 활어를 손질해 냉장 보관한 후 하루 이내에 먹는 회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싱싱회는 활어의 육질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이노신산 성분이 풍부해져서 단맛이 감도는 감칠맛이 10배 이상 좋아진다.

올 7월부터 완도읍내 대형 회센터 47개 점포에서 택배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11월 말 현재 2600여 건의 주문을 받아 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완도군이 직접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인 완도군이숍에 들어가면 광어 구입 방법 등이 자세히 나와 있다.

○ 청정바다 최고 횟감

완도 해역은 남해와 서해의 해류가 교차하며 근해 해저에 맥반석층이 형성되어 유기물 등 미량 원소가 풍부하다. 또 영양염류가 많고 대륙붕이 발달해 간석지가 넓다. 완도산 광어의 육질이 타 지역과 비교되는 이유다. 완도에서는 광어를 키우면서 가축용 항생제를 전혀 쓰지 않는다. 청정바다의 수분 단백질과 지질 함량이 높아 항생제를 쓸 필요가 없다.

완도 양식장 150여 곳에서 한 해에 나오는 광어는 1만2000여 t. 전국 생산량의 20%로, 제주도 다음으로 많다. 싱싱한 완도 광어의 맛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도입한 택배 서비스는 파급 효과도 크다. 양식장에서 키운 광어의 판로가 안정적으로 확보되면서 가격 폭락을 막을 수 있고 횟집은 관광 비수기인 겨울에도 횟감을 팔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완도군은 싱싱회의 안전성과 신선도를 위해 점포에 대한 위생 관리에 나서고 포장지 규격화, 유통비 지원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 황승미 완도군 위생관리담당은 “완도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광어를 전국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는 택배 서비스가 정착되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수산 유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061-550-5440∼3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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