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昏庸無道)’…59.2%가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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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2월 20일 17시 34분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昏庸無道)’…59.2%가 지지

대학교수들이 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선택했다.

혼용무도란 ‘세상이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어지럽고 무도(無道)하다’란 뜻이다.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과 용군을 합친 말이고, ‘무도’는 사람이 걸어야 할 정상적인 궤도가 붕괴된 야만의 상태를 의미한다. 논어(論語)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했다.

교수신문은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전국 대학교수 8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과반이 넘는 524명(59.2%)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를 꼽았다고 20일 밝혔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를 꼽은 이승환 고려대 교수는 “연초 메르스 사태로 온 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으나 정부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능함을 보여줬다”며 “중반에는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사퇴압력으로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됐고, 후반기에 들어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의 낭비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2015년 한국사회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다른 사자성어들도 눈에 띈다.

올해의 사자성어 2위는 ‘사시이비(似是而非)’였다. 응답자 중 127명(14.3%)이 이 성어를 선택했다.

사시이비는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르다는 뜻이다.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정부의 정책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시이비를 선택한 석길암 금강대 교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롯한 최근 정부정책을 보면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거나 공정하고 객관적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근거를 왜곡하거나 없는 사실조차 날조해 정당성을 홍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 같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3위는 121명(13.6%)이 선택한 ‘갈택이어(竭澤而漁)’였다.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고기를 잡는다는 말로, 목전의 이익에만 관심을 두는 세태를 꼬집는 뜻이다.

이어 달걀을 쌓은 것 같이 위태로운 형태라는 뜻의 ‘위여누란(危如累卵)’이 4위, 판단력이 둔하여 융통성이 없고 세상일에 어둡고 어리석다는 의미인 ‘각주구검(刻舟求劍)’이 5위를 기록했다.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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