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먹통 제주하늘, 76분간 암흑’(14일자 A12면)을 읽으면서 승객들이 받았을 고통을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해진다.
나도 제주에 사는 바람에 자주 비행기를 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가끔씩 어떤 이유로 한 번에 착륙하지 못하거나 몇 분간 하늘에 떠 있는 동안에는 별별 불안한 생각이 많이 든다.
동아일보를 비롯한 여러 신문에서는 거의 비슷하게 지연에 따른 승객 항의를 위주로 보도했다. 지연 원인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 발표대로 직원들의 실수로 보이며 조사 중으로만 나와 있다. 하지만 한 신문에서는 사고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동아일보 보도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교신 이상이 생기고 51분이 흐른 오후 7시 41분에야 예비 비상 장비를 통해 여객기와 교신이 이뤄졌다고 한다. 수리를 위해 전원을 끈 후에야 이유를 알아냈다는 것이다. 주장비가 꺼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예비 비상 장비가 켜져 있으면 전파 간에 일종의 충돌인 ‘간섭현상’이 생겨 통신이 안 된다는 설명이었다.
관제 및 시설관리 요원들은 ‘주장비를 꺼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고 매뉴얼에도 그런 내용이 없다고 했다. 다만 동아일보가 사설(15일자 A35면)에서 다시 자세하게 언급한 점은 좋았다.
이방훈 제주 제주시 ▼ 두려운 저가 중국제품 공습 ▼
‘한국의 알리페이를 기다리며’(14일자 A37면)를 보고 공감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최근 카메라를 사려고 유명 마트를 찾았다. 중국산 대형 TV 가격이 국산의 3분의 1도 안 돼 파격적이었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 파괴는 가전분야만이 아니라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귀가하던 길에는 역시 가격 파괴로 국내시장을 교란 중이라는 중국산 전동 킥보드를 타는 젊은이를 몇이나 봤다.
중국의 간편 결제업체들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양수겸장(兩手兼將)의 ‘노련함’으로 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간편 결제업체들은 오프라인에서는 무용지물에다 정부의 빡빡한 규제가 발목을 잡는다. 경기 침체로 20대 직원에게까지 명예퇴직을 강요한다는 기사를 읽고 나는 아이들이 일에 전념하라고 가족 송년회마저 전격 취소했다.
힘이 세면 이기고 약하면 진다는 우승열패는 만고불변의 이치다. 정부 당국이 하루라도 빨리 핀테크 드라이브를 더 강하게 걸기 바란다. 하루가 늦으면 자칫 10년을 빼앗길 수도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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