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전철 동인천역 인근의 애관극장 옆에는 구한말∼일제강점기 시절 전국 최대의 기생 사관학교 ‘권번’이 있었다. 인천 중구 용동의 골목길 한옥에서 시화와 풍류 같은 기예를 닦는 기생을 양성했는데 평양 권번보다 규모가 더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문화재단은 용동 권번을 주제로 한 ‘기예는 간데없고 욕정의 흔적만이, 권번’이라는 인천 문화의 길 총서 시리즈 12번째 책자를 펴냈다고 21일 밝혔다. 이 총서는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별로 정리하는 기획이다.
제12권 저자 이영태 문학박사는 ‘용동 권번’이라는 키워드로 근대도시 인천의 뒷모습을 추적했다. 권번으로 시작된 인천 화류계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인천 부도정 유곽으로 탈바꿈했다.
이 박사는 6·25전쟁 이후 용동 권번은 점차 사라지다 다소 동떨어진 지역에 ‘옐로하우스’(남구 숭의동)나 ‘끽동’(남구 학익동)이 생겨나면서 기지촌, 사창가가 산업시대에 맞게 새로 등장하는 변화상을 정리했다. 그는 인천 동구 화평동 출신으로 상대가요, 향가, 대중가요를 연구하고 있으며 인천개항장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은 ‘바다의 황금시대, 파시’를 시작으로 ‘화교문화를 읽는 눈, 짜장면’ ‘끈질긴 삶터, 달동네’ 등 문화의 길 총서 발간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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