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 대신 아프리카 아동에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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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주제 ‘이제는 실천’]<244>뜻깊은 날, 뜻깊은 나눔

돌잔치를 여는 대신 아들 이름으로 미니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이태구 씨(36)는 올해 아들 희서 군의 돌을 맞아 국제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운영하는 기부 프로그램인 ‘나눔첫돌잔치’에 동참했다. 2012년 7월 시작된 이 캠페인은 돌잔치 대신 아이의 미니 홈페이지를 열어 모금을 진행한 뒤 모인 돈을 아이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방식이다.

홈페이지에는 “죄송한 마음을 뒤로하고 여러분의 아름다운 동행을 감히 소망한다”는 부부의 인사 글이 담겼다. 그 뜻에 공감한 지인이 손을 보태면서 이 군은 자신의 이름으로 총 47만 원을 기부했다. 이 군의 기부로 아프리카 니제르의 아이에게는 염소 11마리가 전달됐다. 이 씨는 “아이는 비록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늘 좋은 일 많이 하고 주위에 감사하며 살길 바라는 마음에 이런 돌잔치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의 돌, 생일 등 기념일을 맞아 주변에 나눔을 실천하는 이가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자칫 소비적, 상업적이 될 수 있는 파티 대신 기부로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주변에 감사함을 실천하자는 취지에서다.

초등학교 교사 부부인 임한섭(35), 신동아 씨(32·여)도 돌잔치 대신 기부를 실천했다. 매달 식구 1인당 5만 원씩 유니세프에 기부하고 있다. 2010년 첫 딸 출산 당시 월 15만 원이던 기부 금액은 아들 하나, 딸 하나가 더 늘면서 월 25만 원으로 덩달아 늘었다. 임 씨는 “주변과 비교했을 때 돌잔치 사진 하나 남기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아프리카에 모기장 보냈다’며 자랑하는 큰딸의 모습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주부 김현숙 씨(58) 가족은 매년 시아버지 제사 때마다 상에 노잣돈으로 올리는 20만 원을 홀몸노인 지원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돌아가신 분을 기리는 것은 물론 집안 아이들이 어른에 대한 공경을 갖게 하려는 취지다.

조성남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가가 성장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소비가 일종의 과시의 수단이었다면 나눔은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과정”이라며 “특히 어린아이가 가정에서부터 나눔을 배우고 자란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기념일을 앞두고 있다면 귀 기울여볼 이야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돌잔치#아프리카#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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