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4시 31분 전북 익산시 북쪽 9km 지점(북위 36.03도, 동경 126.96도)에서 리히터 규모 3.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올해 내륙에서 감지된 첫 지진이자 내륙과 해상을 합쳐 가장 규모가 크다.
이 지진으로 익산에서는 건물이 흔들리고 강한 진동에 자고 있던 시민들이 놀라 밖으로 뛰쳐나오기도 했다. 인근 세종과 대전 등지에서도 10초 이상 지진파가 감지됐고, 강원도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익산의 한 주민은 “집 창문이 7∼10초 정도 강하게 흔들리고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세종시의 한 주민도 “침대가 흔들흔들하는 느낌에 잠에서 깼다”며 “지진이 계속되면 집 밖으로 뛰쳐나가야 하는 것 아닌지 잠시 고민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접수된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은 “한반도 전역에서 비슷한 규모의 지진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감지돼 왔다”며 “이번 지진이 이례적이거나 피해가 큰 정도는 아니고 앞으로 대지진으로 이어질 전조로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여진이 몇 차례 더 감지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기상청은 당초 3.5 규모로 파악했지만 이후 정밀분석을 통해 3.9로 규모를 수정했다. 올해 국내에서 규모 3.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세 번째. 8월 제주 서귀포시 인근 해상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1월에는 인천 연평도 해역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했다. 내륙에서 발생한 경우로는 지난해 9월 23일 경북 경주 동남쪽 18km 부근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감지됐다.
올해 우리나라에 발생한 지진(규모 2.0 이상)은 모두 44회. 연평균 발생횟수는 47.8회다. 이 중 규모 3.0 이상은 9회였다. 기상청 박종찬 지진감식과장은 “지각판의 움직임은 지금도 전 세계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판의 경계에 들어 있지 않아 지진 빈도나 피해가 적지만, 그렇다고 100% 안전지대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우리나라도 6년에 한 번꼴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는 만큼 평상시 대피요령을 숙지하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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