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내년 서울지역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2521억 원을 전액 삭감한 예산안을 22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당초 시교육청은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누리과정 중 유치원 부분만 편성하고 어린이집은 편성하지 않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확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만큼 정부가 책임져야 하지만 유치원은 교육청 관할이라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시의회가 유치원 부분 예산까지 모두 삭감해 버린 것이다.
시의회는 “어린이집 누리과정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도 삭감했다”고 밝혔지만 속내는 정부에 대한 야당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들은 이미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누리과정 보육료 때문에 지방교육재정이 파탄 날 지경”이라며 “새누리당과 정부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이미 편성된 유치원 예산도 삭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시의회는 새누리당 29명, 새정치민주연합과 무소속 등 76명으로 구성돼 있다.
조 교육감은 곤혹스러운 심경을 토로했다. 조 교육감은 시의회에서 “대통령 공약으로 확대한 누리과정은 정부가 국고로 책임져야 한다”면서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으로 (정부에 대한) 항의가 충분히 표현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유치원 학부모들은 누리과정이 지원되는 줄 알고 있는데 예산이 사라져 상황이 어떻게 번질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내년 서울지역 누리과정에 필요한 예산은 어린이집 3807억 원, 유치원 2521억 원으로 총 6328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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