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청망청 성탄절 대신 산타가 되어 보세요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12월의 주제 ‘이제는 실천’]<246>연말 다양한 기부행사 참여를

대학생 이종호 씨(22)는 요즘 산타클로스가 된 것처럼 마음이 훈훈하다고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인천시가 이달 초 시작한 ‘2015 릴레이 산타원정대’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빨간 옷을 입고 어린이를 만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에게 선물을 전하는 산타클로스처럼 어려운 이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누군가로부터 지목을 받으면 재단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또 다른 2명을 지목해 이들이 기부 문화를 이어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우연히 이 행사를 알게 된 이 씨는 매달 5000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그는 “어려운 아이들이 따뜻한 성탄절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사에 참여했다”며 “내가 지목한 남동생과 여자친구도 산타클로스가 됐다”며 웃었다.

이렇게 산타클로스가 된 기부자는 200여 명. 23일까지 7600여만 원이 모였다. 이달 말까지 모인 기부금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인천지역 어린이 2000명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이 씨처럼 의미 있는 성탄절을 보내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지원하는 행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환경부는 12월 한 달간 ‘그린크리스마스카드’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가 인증한 신용카드인 그린카드로 친환경 제품을 사면 마일리지를 평소보다 10% 더 적립해 준다. 그린카드 사용으로 모은 기금은 어려운 이웃에게 선불카드를 전달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는 26일까지 ‘2015 신촌 크리스마스 거리 축제’가 열린다. 행사에 동참하는 상점에서 제품을 구입하면 점주들은 수익의 일부를 국제아동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구호의 손길이 필요한 국외 아동에게 털모자를 떠서 보내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거리를 찾은 시민들은 곳곳에 마련된 부스에서 모자 만들기 재료가 담긴 키트를 무료로 받을 수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자신만을 위한 소비에서 오는 만족보다 남을 돕고 환경을 지키는 데서 얻는 만족감이 훨씬 크다”며 “어려운 이웃을 둘러본다면 조금 더 행복한 연말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