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 오후 8시경 광주 북구 문흥동 광주교도소 5인실 치료감방에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40대 재소자가 70대 재소자 등 2명을 마구 폭행한 것이다.
피해자는 사학 비리로 복역 중인 서남대 설립자 이홍하 씨(76)와 그를 따르던 재소자였다. 이 씨는 턱, 갈비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6주의 부상을 당해 구속집행 정지를 받은 뒤 대학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1000억 원이 넘는 교비를 횡령해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 씨가 느닷없이 교도소 내 폭행으로 입원하자 ‘가짜 중병설’ 등 갖가지 억측이 난무했다.
하지만 4개월 만에 사건의 발단이 확인됐다. 폭행을 불러온 원인은 황당하게도 ‘속옷’이었다. 25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폭행사건 발생 당시 치료감방 내 젊은 재소자 A 씨는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아 다른 교도소로 이송을 준비 중이었다. A 씨는 다른 재소자 박모 씨(48)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새 팬티와 러닝셔츠 등을 건넸다. 이를 본 이 씨는 박 씨에게 “애들 물건을 뺏는다”고 말했다.
이 씨가 자신에게 비아냥거렸다고 생각한 박 씨는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을 휘둘렀다. 박 씨는 검찰에서 “폭행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친했던 A 씨가 아쉽다며 준 속옷 몇 개를 이 씨가 비꼬듯이 ‘빼앗았다’고 말해 화가 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씨는 “폭행 충격에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억울하게 맞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씨를 상해 혐의로 기소했다. 이 씨는 고교 3개와 대학 5개를 설립한 뒤 교비 등 1003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올 10월 광주고법에서 징역 9년, 벌금 90억 원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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