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학대아동]
상습상해 감금 등 4가지 혐의
학대 가해자 10명중 8명은 부모… 피해아동 양육탓 엄중처벌 적어
인천 학대 피해 아동 A 양(11)의 아버지 B 씨(32·구속)는 재판을 받아 유죄가 확정되면 어느 정도의 형을 받게 될까.
B 씨에게 경찰이 적용한 혐의는 상습상해, 감금, 학대치상(이상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 교육적 방임(아동복지법) 등 모두 4가지로, 이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그는 최대 15년 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형량이 가장 높은 상습상해(10년 6개월 이하의 징역)에 감금, 학대치상 등 다른 죄목이 추가 적용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이는 법정형에 불과해, 대법원 양형기준을 적용하면 B 씨에게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반대로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A 양이 입은 피해를 추가로 밝혀낼 경우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상 학대 중상해죄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 죄목의 법정형은 3년 이상 30년 이하다. 또 A 양이 빈혈 등의 증상에 대해 치료를 받지 못한 부분까지 드러난다면 아동복지법상 치료방임 혐의가 추가될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 A 양이 집에서 탈출하지 않았더라면 굶어 죽었을 수도 있는 만큼 박 씨와 동거녀에게 형법상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A 양에게 2차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평소 B 씨 등의 학대 혐의를 규명할 수 있는 진술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아동학대범은 2만4914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학대 가해자가 부모인 경우는 80%가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인 부모가 엄중히 처벌된 사례는 많지 않다. 피해 아동의 양육을 책임지는 사람도 부모인 만큼 그들을 엄벌하면 아동의 형편이 더 열악해지는 현실 때문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4년 동안 아동학대로 정식 재판에 회부된 사건 249건 가운데 학대 행위자가 부모인 경우는 98명(39.8%)에 그쳤다. 연구원 관계자는 “가해자가 부모인 경우 기소 전 단계에서 사건을 종결하는 사례가 상당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 아동보호시설 관계자는 “술 취한 학대 아버지들이 찾아와 ‘아이를 내놓으라’고 행패를 부리는 일이 너무나 많다”며 “주변 사람들도 아동 학대를 남의 일처럼 여기지 말고 아이의 장래를 진정으로 걱정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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