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대구가 ‘물 중심도시’ 되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30일 03시 00분


이권효·대구경북취재본부장
이권효·대구경북취재본부장
대구시가 4월 열린 세계물포럼(WWF)을 계기로 물산업클러스터를 추진하고 물 중심도시추진단을 만드는 등 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런 방향 자체가 올해 대구시의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2018년까지 대구국가산업단지에 물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중국 등과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물 중심도시는 훨씬 넓고 깊은 차원에서 접근해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쌓을 수 있다.

물 중심도시는 물 산업만으로 실현되기 어렵다. 전략적 접근과 노력이 필요하다. 대구시가 최근 물산업 전략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위원들은 모두 물을 기능적 기술적으로 연구하거나 관리하는 전문가여서 전술위원회 수준이다. 전술적 차원의 물산업은 다른 지자체들도 스마트워터그리드(고효율 물관리 시스템)나 물산업벨트 등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는 물산업 관련 기업 유치 등 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물의 인문적 가치가 물산업에 스며들도록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인격 있는 사람의 사귐은 담백하기가 물과 같다’ ‘사람의 성품이 선량한 것은 물이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등 물은 삶의 바람직한 모습을 비유하거나 상징하는 데 자주 쓰인다. 이런 물의 덕을 산업에 접목해 기능적이고 기술적 차원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시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LPCD(1인당 하루 물 사용량) 같은 기준을 활용하는 것도 유익하다. 대구는 오랫동안 지역내총생산(GRDP)이 최하위여서 불명예스럽지만 LPCD는 낮을수록 명예롭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물 확보는 지구촌의 과제이므로 LPCD 지표는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대구는 LPCD가 가장 낮은 도시”라는 브랜드는 국제적인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 물 중심도시는 이런 측면들이 잘 맞물려 돌아갈 때 비로소 기대할 수 있다.

이권효·대구경북취재본부장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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