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통행 적은 곳에 주유소 용지 위치, 사업성 떨어져 사업자 선뜻 안나서
도시계획 바꿔 주유소 개설 유도해야
인천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에 있는 아파트에서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주모 씨(43)는 사흘에 한 번꼴로 귀가하는 길에 주유소에 들러 승용차 연료를 가득 채운다.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주유소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귀가하는 길에 주유하는 습관이 생겼다.
한국 경제자유구역의 맏형 격인 송도국제도시. 인구가 10만 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주유소는 고작 2개에 불과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50∼60층대 아파트와 빌딩이 즐비하고 밤이면 아름다운 경관조명을 자랑하는 송도국제도시에 주유소가 턱없이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주유소 용지의 위치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올해 송도 5·7공구 주유소 용지 매각에 따른 매각 대금 6억375만 원을 기정 예산액에 편성했지만 반영하지 못했다. 이 주유소 용지는 송도 5·7공구 삼성 바이오로직스 인근에 있다. 그런데 4차로 이상 대형도로가 아닌 2차로에 있다 보니 통행량이 적어 사업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2007년 기반시설을 포함해 매립이 마무리된 5공구 2499m² 규모의 주유소 용지도 아직까지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앞서 2003년과 2005년 매립을 마친 1공구(5647m²), 3공구(1만1929m²)의 주유소 용지도 사업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주유소 용지의 위치 선정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이유는 주민 반발이다. ‘위험시설’이라는 이유로 주유소 설치를 반대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2010년 12월 도시계획을 변경하는 등 사업성을 높여 송도 A아파트 인근 부지를 주유소 용지로 매각했지만 입주 예정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SK네트웍스㈜는 2010년 12월 공개경쟁입찰에서 주유소 시설용지 1700여 m²를 65억 원에 낙찰받았지만 주민 민원으로 3차례나 부지를 옮긴 끝에 주유소 문을 열 수 있었다.
송도국제도시에는 2005년 3월 아파트가 입주한 후 9년 만인 2014년 GS칼텍스 주유소가 첫 번째로 문을 열었다. 이후 올해 2월 SK네트웍스 주유소가 영업을 시작해 2곳이 영업 중이다. 현재 대우푸르지오 시티 인근(1공구·송도동 30-18)에 3번째 주유소가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 현재 기반공사 중인 6공구에 1곳, 11공구에 3곳의 주유소 용지가 있다.
10월 말 현재 송도국제도시 주민 수는 외국인 2297명을 포함해 9만5214명이다. 내년 상반기(1∼6월) 아파트 입주가 잇달아 예정돼 있어 주민 수는 10만 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사업성 등을 고려한 도시계획 변경을 통해 위치를 옮겨 주유소 용지를 매각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인천시의회 정창일 의원(송도동)은 “인천경제청은 주민 민원을 고려해 소규모 도로 등 외곽에 주유소 용지를 배치하고 있는데 사업자들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이들 부지를 매입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인구 10만 명의 송도에 주유소가 고작 2곳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인천경제청은 도시계획 변경 등을 통해 주유소 개설이 이뤄지도록 조치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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