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건강 100세]뼈 전이 말기암도 미세수술로 치료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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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최은석 교수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최은석 교수
3년 전 유방암 수술을 받은 A 씨는 얼마 전 걸을 때 오른 다리가 시큰거리는 등 통증을 느꼈다. 정기검진 결과 암세포가 대퇴골로 전이된 상태였다. 암이 뼈로 전이됐을 때 4기라고 하고 보통 말기암이라고 부른다. 갑작스럽게 말기암 환자가 된 A 씨는 크게 좌절했다. 더 이상의 치료도 거부했다. 약 2개월 뒤 통증 때문에 화장실을 가거나 침대에서 일어날 수도 없게 되자 A 씨는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A 씨의 대퇴골은 단단한 뼈가 전이암으로 바뀌어 약해져 있었다. 골 파괴도 심해 병적 골절이 생긴 상태였다. 수술이 필요했지만 A 씨는 인공관절 같은 큰 수술에 부담을 느꼈다. 결국 상담 끝에 1cm가량 절개한 뒤 약해진 대퇴골에 티타늄 나사못을 삽입하고, 생체용 시멘트를 이용해 보강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막연한 불안감에 고통을 참고 살던 환자는 수술 후 다음 날 걸을 수 있었고 통증이 호전돼 큰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말기암이라는 표현은 환자들을 두렵게 만든다. 아무 희망을 갖지 못하는 자포자기 상태로 만든다. 실제 과거에는 암이 뼈로 전이된 환자에게 적극적인 치료를 못하고 포기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항암치료가 발달하고 호르몬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면서 전이암 환자의 기대수명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뼈 한 곳에 전이가 있는 경우에 기대수명이 평균 2년 이상이라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그 덕분에 최근에는 골 전이 환자에게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한다. 통증이 줄어들면 삶의 질이 높아지고,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해지면 환자의 자신감과 자존감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A 씨처럼 미세 침습적인 방법을 쓰면 수술 직후에 바로 활동이 가능하고,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미루지 않아도 된다.

수술 후 혼자 걸을 수 있게 된 A 씨에게 어디로든 여행을 다녀오시라고 권했다. 2개월 뒤 A 씨는 다시 병원을 찾았다. 캐나다에 있는 딸의 집을 찾아 여행을 다녀왔다는 A 씨의 표정은 밝았다. 말기암, 뼈 전이라는 말은 두렵게 들리지만 과거처럼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니다. 환자 혼자서 싸울 필요도 없다. 남은 인생을 아프지 않고 자신 있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줄 골종양 전문의, 항암치료 전문의, 방사선 치료 전문의들과 상의해보자.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최은석 교수
#말기암#미세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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