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천진난만함을 잃고 조숙해진 것은 스마트폰 속의 넘치는 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된 결과라고 지적한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드는 부모를 대신해 스마트폰은 아이들이 사회를 배워 가는 ‘1차 배움터’이자 외로움을 달래는 놀이터가 됐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어른의 문화’를 접한 아이들은 ‘나도 알 것은 안다’는 착각을 하기 쉽다.
안재진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헬조선’으로 상징되는 경쟁사회의 이면을 접하고, 이를 자신의 문제로 치부해 불안감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많다”며 “이들은 스마트폰에서 회자되는 이야기를 알지 못하면 스스로 뒤처진다는 강박증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아이들과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정하고 스마트폰과 일정 시간 거리를 두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모임 김해동 대표는 부모에게 아이들의 절제력을 기르는 교육방법으로 ‘스마트폰 바구니 운동’을 소개했다. 스마트폰 바구니를 거실에 놓고 정해진 시간엔 가족 모두 스마트폰을 무음(無音) 모드로 바꿔 바구니에 넣어 두라는 것. 부모가 동참하니 자녀의 반발도 줄고 스마트폰에서 해방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스스로 결정해 실행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일단 절제력만 생기면 스마트폰은 아이들이 사회성을 기르는 데 좋은 학습도구가 될 수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사회 이슈를 찾아보게 하고 이를 놓고 가벼운 토론을 해보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자녀의 절제력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 스마트폰을 이용해 어떤 정보가 가치 있는지 옥석을 가려내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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