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정기 수요집회가 12·28 한일 외교장관회담 합의를 규탄했다.
정대협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1212차 정기 수요시위를 열었다. 1992년 1월8일 시작된 수요집회는 이날 24주년을 맞은 세계 최장기 집회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그동안 수요시위는 모든 전쟁과 여성폭력에 반대하는 세계인들의 연대의 장이 돼왔다”며 “헌법재판소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 것은 피해자 기본권 침해라는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건 시민과 피해자, 여성, 그리고 우리들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가해자는 당연히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피해자들에게 사죄·배상하라”고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굴욕적 협상을 전면 백지화, 철회하고 피해자들의 요구가 실현시키라”고 말했다.
이날 수요집회에는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과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 등 수도권 지역 32개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참석해 위안부 협상 타결에 반대하는 공동선언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당 정치인들도 참석해 정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한일 협상안이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을 배제했다며 “이번 합의에는 절차적 정당성과 일본 정부의 공식사죄, 법적 배상이 결여됐다. 국회 동의 없는 한일 위안부 협상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전국 27개 지역에 평화의 소녀상비를 건립한 평화비 전국연대 역시 이날 선언문을 통해 소녀상 이전 철회를 주장했다.
이들은 “평화비는 전쟁범죄가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시민들의 의지가 담긴 공공 재산이며 국제사회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평화운동의 상징물”이라며 “평화비가 없어진다고 일본의 범죄도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아시아 여성들을 강제로 연행해 성노예화한 범죄에 대해 진정으로 사죄하는 날까지 평화비 건립은 계속 확산될 것이며 자리를 옮기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수요집회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 집회로 열렸다.
한편 이날 보수단체 어버이연합은 인근에서 정부의 한일 협상안 타결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집회를 열었다.
어버이연합은 “일본정부의 위안부 사과를 적극 환영한다”며 “그러나 돈을 앞세워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외교적 결실이자 박 대통령의 용단덕분이었다”며 정대협을 향해 “더 이상 나라를 흔들지 말라”고 요청했다.
수요집회 24주년. 사진=SBS 뉴스 캡처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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