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찬의 SNS 민심]“정부-교육청 누리예산 싸움에 엄마 등 터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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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정부, 교육청 싸움에 엄마 등 터진다.’

정부와 교육청의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자 @o432***가 신문기사를 링크하며 올린 글이다.

누리과정 예산 공방은 해결의 가닥이 잡히지 않았다.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 4조 원을 전액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냈는데, 이 돈을 시도교육청이 다른 데 써버리고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은 관련 법령의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교육청의 주장은 다르다. “누리과정 예산을 이미 내려보냈다는 정부의 말은 추가 4조 원을 따로 챙겨준 게 아닌, 법정 비율이 정해진 교부금 중 4조 원을 누리과정에 쓰도록 강제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가운데 한쪽이라도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보육대란’이 예상되는 지자체는 서울 경기 광주 전남 강원 세종 전북 등이다. 대부분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곳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을 지방정부에 떠넘기고 있다는 이유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감사원 감사, 검찰 고발을 통해 직무유기를 따지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해당 교육감들은 “정부와 국회, 교육감이 참여하는 누리과정 해결을 위한 긴급회의”를 제안한 상태다.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으로 고통을 받는 것은 학부모와 아이들이다. 당장 이달 말부터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교육청의 강 대 강 대치 속에서도 일단 보육대란은 막아놓고 논의를 이어가자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보육대란 문제도 결국 국민들 피해이고 아동들 피해인데 그냥 있을 순 없다. 서로 양보하고 책임이 크고 책임을 부담할 역량이 큰 데는 크게, 작은 데는 작게 하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회는 여야 의원들이 격돌하면서 예산안이 의결시한을 넘겨 준예산 집행 상태에 접어들었다.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35만 명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중앙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중앙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증세를 포함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누리과정 예산 4조 원 전액을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냈다’는 정부의 말이 하루 만에 ‘뻥’으로 드러났네요.”

@187C****가 올린 이 글은 3500여 회 리트윗됐다.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트위터, 블로그 등 소셜미디어에서 누리과정 보육대란을 언급한 글은 모두 1만7120건이 검색됐다. 뉴스가 1481건, 트위터가 1만4411건으로 휘발성이 그리 강한 편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정책 이슈가 그렇듯 누리꾼들은 주로 신문이나 방송의 뉴스를 링크하며 자신의 생각을 짧게 첨언하는 식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누리과정과 함께 언급된 긍정과 부정의 연관어를 보면 1위부터 ‘책임지다’ ‘우려’ ‘파국’ ‘불법’ ‘갈등’ ‘고발’ ‘혼란’ ‘적반하장’ 등 부정어가 많이 포착됐다. 긍정어 분포는 14.5%에 그쳤고 부정어 분포는 53.3%로 네 배가량 많았다.

누리과정과 함께 언급된 전체 연관어 1위는 ‘예산’, 2위는 ‘정부’, 4위는 ‘교육청’, 5위는 ‘보육대란’이었다. 예산을 둘러싼 정부와 교육청의 갈등으로 보육대란이 우려된다는 것이 소셜미디어의 여론이다. 3위는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차지했다.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은 트위터에 ‘누리과정 예산은 박근혜 정부가 약속한 것이다. 그런데 이젠 안 한다며 그 뒷감당을 지방정부에 떠넘겨 보육대란을 낳고 있다’는 글을 올려 리트윗 700여 회를 불러들였다.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는 박 대통령의 공약집 272쪽에 있는 ‘보육 및 육아교육은 국가 완전책임제 실현’이라는 내용을 들어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새누리당의 이재오 의원도 “누리과정은 어쨌든 우리 당 공약, 집권 여당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일부 교육청이 누리과정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학부모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교육청의 책임을 강조했다.

전체 연관어 6위는 ‘지방정부’가 차지했고 7위부터 ‘경기도’ ‘문재인’ ‘학부모’ ‘책임’이 뒤를 이었다.

누리과정은 미래 공동체를 위한 복지정책 가운데 하나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와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해당 교육청들도 책임 공방을 넘어 보육대란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교육청#정부#누리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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