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범죄자 A 씨는 만기 복역을 마치고 감옥을 나서면서 “아동 포르노를 보지 않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다시 아동 포르노에 빠져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보호관찰관 면담 때는 “포르노를 끊고 성실히 살고 있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이 같은 A 씨의 행각은 법무부의 거짓말탐지검사에서 들통 나고 말았다. 요원이 A 씨의 신체 곳곳에 거짓말측정기를 붙여 조사한 결과 어린이를 보기만 해도 성적으로 흥분하고, 아동 포르노를 즐긴다는 징후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그는 ‘재범 우려 사범’으로 교정당국의 집중 관리를 받게 됐다.
이런 가상의 사례가 현실화하게 됐다. 법무부가 현재 성충동 약물 치료(화학적 거세)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거짓말탐지검사를 연내 보호관찰 대상인 모든 성범죄자에게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성범죄로 실형을 살고 출소하거나 집행유예 상태에서 보호관찰을 받는 모든 성범죄자에게 일정 기간 주기적으로 거짓말탐지검사를 강제해 재범을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성범죄자에 대한 정기적 거짓말탐지검사는 2013년 3월 화학적 거세자에게 처음 시행됐다. 성충동을 조절하는 약물을 투약해도 성욕이 일부 남을 수 있는 데다, 범죄자가 비아그라 같은 성욕 증강제를 몰래 복용하는 사례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화학적 거세자 8명에게 거짓말탐지검사를 실시한 결과 재범은 한 건도 없었다.
성범죄자 거짓말탐지검사는 거짓말탐지요원과 보호관찰관, 심리상담가 등 3명이 한 팀을 이뤄 성범죄자를 각자 면담해 다각도로 관리한다. 재범할 만큼 성욕이 비정상적으로 높은지, 남몰래 다른 범행을 저지른 건 아닌지 등을 과학적으로 확인하고, 심리 치료도 병행해 재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성범죄자 재범 방지를 위한 거짓말탐지검사는 대검찰청 과학수사부(부장 김영대 검사장) 소속 전문 수사관들이 맡을 예정이다. 대검 과학수사부는 지난해 12월 18일 미국폴리그래프협회로부터 세계에서 8번째로 거짓말탐지검사 전문가 교육기관으로 공식 인가를 받았다. 이 협회는 미국 정보·수사기관의 거짓말탐지요원으로 활동하려면 반드시 교육을 거쳐야 하는 정부 공인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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