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피부가 칼에 베이는 듯한 고통을 느낄 때가 있다. ‘칼바람’이라고 부를 정도다. 그런데 따뜻한 곳에서도 같은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바로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몸의 한쪽 부위에 통증이 있으면서 수일 후 물집이 생기는 바이러스 질환이다. 수두바이러스가 어릴 때 수두를 일으킨 뒤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피부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개는 고령의 노인이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일 때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부에 매달리거나 컴퓨터 게임에 빠진 학생,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 폐경 후 몸 상태가 예전과 다른 주부 등 전 연령대에서 발생한다.
대상포진의 구체적인 증상은 통증을 동반한 물집인데, 물집은 대략 1주일 정도 지나면 딱지로 변하고 이후 천천히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병명이 있듯이 통증은 물집이 사라진 이후에도 지속돼 오랫동안 환자들을 괴롭힌다.
대상포진에 걸린다고 해서 무조건 ‘칼로 베이는 통증’을 느끼는 건 아니다. 개인 차가 크겠지만 대체적으로 젊은 사람 즉, 50대 이전에 대상포진을 앓게 되는 분들은 신경통이 생기더라도 한 달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하지만 50세가 넘고 면역력이 매우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신경통이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아주 드물지만 1년 이상 지속돼 만성통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또 이런 신경통은 발생 부위에 따라서도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얼굴에 생기는 대상포진은 통증도 심하고 증상도 오래 지속된다. 보통 발병하면 항바이러스제를 일주일가량 복용하고, 이후에는 진통제로 증상을 조절한다. 진통제로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으면 신경차단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50세 이후에는 예방주사를 맞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백신은 50세 이상에서 허가되어 있는데, 50대는 70%의 예방효과가 있고, 60대는 60%, 70대는 50%의 효과가 있으니 이왕이면 50대에 맞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가진 분들이라면 반드시 맞기를 권한다. 또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줄이고, 건강한 식사습관을 갖는 것도 기본 중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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