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2015년 악몽 되살아나나” 충남도 구제역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4일 03시 00분


축산농가-방역당국 벌써부터 긴장… 15개 시군에 임시 통제 초소 설치
서논산 나들목 부근 등 소독 실시… 구제역 도내 유입 차단 안간힘

13일 전북에서 충남으로 이어지는 서천군 금강하굿둑 길. 서천군은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한 임시초소를 설치하고 가축이동 차량 등에 대한 점검을 벌이고 있다. 서천군 제공
13일 전북에서 충남으로 이어지는 서천군 금강하굿둑 길. 서천군은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한 임시초소를 설치하고 가축이동 차량 등에 대한 점검을 벌이고 있다. 서천군 제공
“자식 같은 가축들을 도살 처분해야 했던 지난해 악몽이 되살아나네요. 이번에 별일 없이 지나가야 할 텐데….”

전북 김제에서 12일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해 가장 늦게까지 구제역이 기승을 부렸던 충남의 축산 농가들과 방역 당국은 아연 긴장하는 표정이다. 충남도에서는 2014년 12월 16일 발생한 구제역이 전국에서 가장 늦은 지난해 4월 28일까지 이어져 70개 농가에 걸쳐 가축 3만 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충남도는 일단 13일 0시를 기해 24시간 축산 차량 이동 제한 조치를 내리는 한편 이날 시군 축산 담당자 영상회의를 통해 15개 시군에 각각 한 곳씩의 임시 통제 초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논산의 천안∼논산고속도로 서논산 나들목 부근 등 전북에서 충남으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이미 임시 초소가 가동돼 축산 차량에 대한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도는 구제역이 발생한 김제 양돈 농가 돼지 670마리가 논산 양돈 농가에서 지난해 10월과 11월 위탁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논산의 해당 농가에 가축 방역관을 보내 정밀검사를 실시하는 등 초동 방역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이 농가에서 사육 중인 모돈 1500마리 모두 별다른 임상증상이 없을 뿐 아니라 바이러스 검사에서도 음성 반응이 나타났다. 도는 또 이 농가가 500마리를 위탁한 계룡시의 양돈 농가에서도 역시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논산시와 계룡시 지역 양돈 농가에 대한 이동 제한 조치를 취하는 한편 축사 내외부 소독을 실시했다. 신용욱 충남도 가축방역팀장은 “현재로서는 논산의 양돈 농가가 이번에 전북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의 발원지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하지만 김제 논산 계룡 지역이 인접해 있고 통행이 빈번한 지역인 만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생산자 단체와 축산시설 등에 구제역 발생 상황을 전파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전화 예찰 활동도 강화 중이다. 도와 시군, 도 가축위생연구소, 방역지원본부, 축협 등 19개 기관에 설치된 ‘가축방역상황실’도 가동 중이다.

2014∼2015년 구제역이 발생한 70개 농가와 축산 관련 차량에 대해서는 지난달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했을 때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도는 농가의 협조 없이는 구제역의 발생과 확산을 막기 어렵다고 보고 협조를 당부했다. 지난해의 경우 도는 일제단속을 실시해 예방접종에도 불구하고 구제역 항체 형성률이 저조했거나 소독 시설을 갖추지 않은 농가 등 23곳을 적발해 20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오형수 충남도 축산과장은 “구제역의 도내 유입을 막기 위해서는 모든 우제류 가축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소독 및 차단 방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축산 농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논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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