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남동구청장 ‘제 식구 감싸기 인사’ 구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4일 03시 00분


도박 혐의로 조사받는 비서실장, 권한 강화된 동장으로 발령 물의

장석현 인천 남동구청장이 도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자신의 비서실장을 동장으로 발령해 물의를 빚고 있다.

13일 남동구청에 따르면 구청장 비서실장을 지냈던 A 씨가 최근 쓰레기 수거, 주정차 단속, 공원 관리 등 구청업무 대폭 이관으로 권한이 강화된 일선 주민자치센터 동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동장 취임 직전 남동구의회 의장 등 지인들과 도박을 하다 경찰에 적발돼 수사를 받고 있었다.

또 ‘재활용 수거 차량을 가급적 옛 구청 동료였던 H자동차 판매부장에게서 구입해달라’는 내용의 행정용 e메일을 19개 주민자치센터 동장에게 보낸 사실이 드러나 자체 감사를 받았다. 남동구는 재활용 쓰레기의 신속한 처리를 이유로 민간에 위탁했던 쓰레기 처리 업무 중 일부를 1일부터 주민자치센터로 이관했다. 이를 위해 19개 각 센터에 재활용 및 가연성 쓰레기를 수거하는 차량 1대씩 새로 배치했고, 계약직 수거요원 47명을 선발했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비서실장 권한을 이용해 신차를 특정인에게 구입하도록 동장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던 것.

구청의 한 간부는 “장 구청장이 도박과 청탁 메일 사건을 접하고 비서실장의 직위해제까지 검토했지만 고심 끝에 한 번 더 일할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또 다른 간부는 “A 동장은 과거에도 사이버 도박 혐의로 인천시 감사를 통해 감봉 처분까지 받았고, 명백한 직권남용 사실이 드러난 만큼 자숙해야 하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구청장은 행정심판 결정을 무시한 채 인천대공원 내 야영장 등록을 미루다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자 최근 등록 허가를 내줘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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