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현 인천 남동구청장이 도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자신의 비서실장을 동장으로 발령해 물의를 빚고 있다.
13일 남동구청에 따르면 구청장 비서실장을 지냈던 A 씨가 최근 쓰레기 수거, 주정차 단속, 공원 관리 등 구청업무 대폭 이관으로 권한이 강화된 일선 주민자치센터 동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동장 취임 직전 남동구의회 의장 등 지인들과 도박을 하다 경찰에 적발돼 수사를 받고 있었다.
또 ‘재활용 수거 차량을 가급적 옛 구청 동료였던 H자동차 판매부장에게서 구입해달라’는 내용의 행정용 e메일을 19개 주민자치센터 동장에게 보낸 사실이 드러나 자체 감사를 받았다. 남동구는 재활용 쓰레기의 신속한 처리를 이유로 민간에 위탁했던 쓰레기 처리 업무 중 일부를 1일부터 주민자치센터로 이관했다. 이를 위해 19개 각 센터에 재활용 및 가연성 쓰레기를 수거하는 차량 1대씩 새로 배치했고, 계약직 수거요원 47명을 선발했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비서실장 권한을 이용해 신차를 특정인에게 구입하도록 동장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던 것.
구청의 한 간부는 “장 구청장이 도박과 청탁 메일 사건을 접하고 비서실장의 직위해제까지 검토했지만 고심 끝에 한 번 더 일할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또 다른 간부는 “A 동장은 과거에도 사이버 도박 혐의로 인천시 감사를 통해 감봉 처분까지 받았고, 명백한 직권남용 사실이 드러난 만큼 자숙해야 하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구청장은 행정심판 결정을 무시한 채 인천대공원 내 야영장 등록을 미루다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자 최근 등록 허가를 내줘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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