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총선보다 더 뜨거운 기초단체장 재선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4일 03시 00분


김해시장 10여명 후보 난립… 당적 변경 잦아 합종연횡 조짐
거창군은 3파전으로 표심잡기 분주

20대 총선이 9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같은 날 치러지는 경남지역 기초단체장 재선거 열기도 뜨겁다. 김해시장 재선거에는 10여 명의 후보가 난립한 상태다. 거창군수 재선거는 3파전 양상이다.

김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 지난해 말 낙마한 김맹곤 전 김해시장은 영남권 유일의 야권 단체장이었다. 김해갑은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이 지키고 있고 김해을의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역시 총선과 시장 재선거의 변수다. 김해는 정치인들의 당적 변경이 잦아 ‘철새 도래지’라는 농담도 있다. 이번에도 합종연횡 조짐이 보인다.

새누리당에서는 김성우 중앙위원회 경남협의회장(57)과 김정권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56), 이태성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55), 정용상 전 경남도의회 부의장(63) 등이 뛰고 있다. 김 협의회장은 기업 경영과 경남도의원 경력에 원만한 대인관계가 장점. 열린우리당을 오간 당적 변경 이력이 흠이다. 김 전 총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김 전 김해시장에게 230여 표 차로 석패했다. 조직력이 강점이지만 ‘식상하다’는 여론도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와 동지였으나 지금은 등을 돌린 상태다.

이 전 경제부시장은 새 얼굴이다. 행정고시를 거쳐 통계청, 기획재정부 간부를 지냈다. 젊음과 경제 분야 식견이 강점. 아직은 낯선 유권자가 많다. 홍 지사가 애정을 갖고 있다는 소문. 정 전 부의장은 다양한 경험과 정치력이 앞선다.

더민주당에서는 공윤권 전 경남도의원(46)과 이봉수 노 전 대통령 농업특보(60)가 뛰고 있다. 이준규 부산대 교수(44)도 야권 후보군이다. 공 전 도의원은 증권사에 근무한 경력을 토대로 경제 문제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마사회 부회장을 지낸 이 전 특보는 ‘마당발’로 불린다. 2011년 4월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붙어 2%포인트 차로 졌다.

무소속에서는 허성곤 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60)과 허점도 김해시민법률무료상담센터 소장(55)이 나섰다. 허 전 청장은 경남도 기획실장 등을 지낸 직업공무원 출신. 2014년 시장 선거 경선에 참여했던 허 전 청장은 “새누리당 후보 공천 과정이 공정하지 않으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권 분열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거창군수 자리를 놓고는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동생인 김창호 새누리당 중앙연수원 교수(53)와 박권범 전 경남도 보건국장(56)이 새누리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양동인 전 거창군수(63)는 일단 무소속으로 뛰고 있다. 김 교수 출마에는 평가가 엇갈린다. “능력대로 나설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여론에 “형제끼리 다 하려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중앙당의 인맥 등을 활용해 ‘거창한 꿈’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박 전 국장은 35년 동안 경남도에서 보건공무원으로 근무했다. 진주의료원 폐업 과정에서 홍 지사를 도왔다. 그는 “거창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어려운 길을 택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양 전 군수는 2008년부터 2년간 거창군을 이끌었다. 2010년과 2014년 선거에서는 이홍기 전 군수에게 패했다. 재임시절 공적을 내세우며 ‘다시 한 번’을 외치고 있다.

거창군수 선거전은 각 후보의 ‘법조타운 조성문제’ 대응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