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가장 추웠던 13일 오전 11시. 제복을 입은 박상진 지방소방위(46)와 한만욱 경위(44), 김현수 상사(33), 조장석 하사(25)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제5회 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들이 시상식을 앞두고 순국선열 참배에 나선 것이다.
박 소방위는 매년 12월 3일 현충원을 찾는다. 소방관 생활을 시작할 때 함께 일했던 선임 고 장복수 소방장(당시 42세)이 이곳에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장 소방장은 2010년 12월 잠실대교 인근에서 뒤집힌 보트에 승선한 시민들을 구조하다 목숨을 잃었다. 박 소방위는 “장 소방장처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선배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영예로운 제복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언제든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질 준비가 돼 있는 이들이지만 순국선열과 그 가족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한 경위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뵙고 나니 나에게도 언제든지 그런 일이 닥칠 수 있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내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가슴속에 묻어둔 채 하지 못한 말들을 가족에게 어떻게 전할지…”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무명용사 봉안실을 돌아본 김 상사는 “제복을 입고 돌아가신 선배 전우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묵묵히 내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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