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지역 범죄예방 효과 크다”… 대구시 통합관제센터 열고 감시 강화
경북 12개 시군도 1만여대로 감시… 2015년 현행범 338명 검거 맹활약
지난해 6월 새벽 대구 북구 산격동 한 공원에서 술에 취해 잠든 20대 여성의 몸을 더듬던 50대 남성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경찰은 통합관제센터 직원이 설명한 인상착의를 듣고 출동해 20분 만에 용의자를 검거했다. 이 남성은 범행을 부인하다 CCTV에 찍힌 장면을 보고 자백했다.
김모 씨(66)는 지난해 11월 새벽 대구 북구의 한 골목에서 만취해 쓰러진 40대 여성의 핸드백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통합관제센터가 김 씨의 인상착의와 예상 도주로를 지구대에 알려 2분 만에 검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북 구미시에 있는 골프연습장을 돌며 1100여만 원을 훔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CCTV에는 범인이 창문으로 침입해 기어 다니며 금고를 열고 돈을 훔쳐 달아나는 장면이 찍혔다.
대구경북CCTV 통합관제센터가 범죄 해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는 경찰서 및 소방서와 연결돼 사건사고 영상을 즉시 전송한다. 지자체들은 CCTV 중심의 ‘셉테드(CPTED·범죄예방 환경디자인 설계)’를 활용한 안전망 만들기 사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대구 중구는 최근 남산동과 대신동에 셉테드를 접목한 ‘희망길’을 만들었다. 낡은 담장은 벽화로 꾸몄고 전봇대에는 CCTV와 비상벨을 설치했다. 가로등은 발광다이오드(LED) 전등으로 교체해 골목을 밝힌다. 대구경찰청은 이곳을 포함해 안심거리 170여 곳을 CCTV로 집중 관리한다.
대구시는 최근 남구 대명동에 통합관제센터를 열었다. 경찰관 4명과 관제요원 156명이 24시간 교대로 6개 구청의 CCTV 4287대를 감시한다. 지난해 절도범 73명, 폭력사범 27명 등 현행범 107명을 체포했다. 2011년 대구에서 처음 설치한 수성구 통합관제센터는 직원 30여 명이 CCTV 1153대를 살피고 있다. 수성구 관계자는 “올해 예산 10억 원을 들여 고성능 CCTV 80대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며 “범죄뿐 아니라 교통사고, 학교폭력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달성군은 올해 6월 센터를 연다.
경북에는 포항 경주 안동 구미 영주 영천 상주 문경 경산 군위 성주 칠곡 등 12개 시군이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한다. 직원 400여 명이 CCTV 1만2145대를 감시한다. 지난해 현행범 338명을 검거하고 1600여 건의 범죄를 예방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 3월에는 영양 고령, 6월에는 김천 의성, 10월에는 울진 청송에 센터가 설치된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CCTV가 늘면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만큼 설치 기준을 신중히 판단하고 영상 관리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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