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어린데 날 험담” 부여 70대, 50대 이웃집에 몰래 두고 와
아들 등 3명 마셨다가 병원行
70대 노인이 사이가 좋지 않은 이웃에게 농약을 주사한 두유를 먹이려 했다가 엉뚱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충남 부여에 사는 최모 씨(55)의 여섯 살 난 아들이 지난해 12월 23일 집 안에 있던 두유를 마시고 어지럼증과 복통을 호소하다 의식을 잃어 1주일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달 12일에는 최 씨의 두유를 받아 마신 같은 마을의 성인 남녀 2명이 비슷한 증세를 보여 병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아들이 이상 증세를 보였을 때만 해도 다른 원인일 수 있다고 생각했던 최 씨는 그때서야 두유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두유는 출처조차 불분명했다. 최 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12월 22일 팩에 든 두유 한 상자(16개들이)가 집 안에 놓여 있어 누군가 선물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보관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는 시골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두유에서 농약 성분(메소밀)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메소밀은 경북 상주의 ‘농약 사이다’ 사건에 사용된 농약이다.
경찰은 문제의 두유를 같은 마을 주민 김모 씨(75)가 몰래 가져다 놓은 사실을 밝혀냈다. 김 씨는 처음에 완강히 부인했으나 자신이 주변 상점에서 두유를 사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경찰이 제시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김 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12월 21일 두유를 구입해 8개에 메소밀 50mL를 나눠 주사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경찰에서 “스무 살이나 어린 최 씨가 나를 험담하고 다녔고 생활용수를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어 말렸지만 듣지 않아 화를 참을 수 없었다”고 범행 이유를 밝혔다. 김 씨는 경찰에서 “범행 전에 농약 사이다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밝혀 모방 범죄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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