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재 대학생들 자발적 참여… 학습지도-진로탐색 등 활동 다양
2016년부터 특성화高로 대상 확대
인하대 간호학과 곽세진 씨(가운데)가 22일 지난해 생명과학을 가르친 인항고 학생들과 만나 진로탐색을 논의하고 있다. 곽 씨는 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충실히 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하대 간호학과 곽세진 씨(22)는 지난해에 대학생활 중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학교와 가까운 인천 남구 인항고 학생들에게 생명과학을 가르치는 ‘대학 멘토링’으로 지식나눔 활동을 해 아직도 가슴 뿌듯하다. 그는 이 공로로 지난해 12월 유정복 인천시장으로부터 ‘대학 멘토링 사업 우수 참여자’ 표창을 받았다.
곽 씨는 지난해 3월부터 정규수업이 끝난 뒤 ‘방과 후 수업’으로 생명과학을 가르쳤다. 인항고 2학년생 3명을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2∼3시간씩 생명과학을 가르쳤고, 2학기부터 1명을 추가해 총 4명을 가르쳤다. 곽 씨가 주도한 생명과학 수업에 참가한 권성호 군(17·2학년) 등 4명 모두 생명과학 과목의 성적이 크게 향상됐다. 점수가 잘 오르지 않는 과목으로 알려진 생명과학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면서 수업의 집중도를 높인 것이 효과를 얻은 것이다.
곽 씨는 “생명과학에서 ‘유전파트’ 등 학생이 어려워하는 단원을 집중 공부하고 모의고사를 함께 푸는 방법을 택했는데 효과가 있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후배에게도 멘토 활동을 권유했다. 인하대 연극 동아리인 ‘딴따라’ 소속 후배 오주영 씨(21·간호학과 3년)도 올해부터 인항고 학생들을 가르칠 예정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펼치고 있는 ‘대학 멘토링 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학생 멘토링은 인천 소재 대학의 학생들이 초중고교생과 만나 지식 나눔 봉사 활동을 펼치는 사업. 사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가정의 초중고교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학력을 향상시키고 학습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대학생들에게는 재능을 기부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기회를 제공해 자긍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연세대 손원준 씨(24·물리학과 2년)도 지난해 대학생 멘토링을 통해 보람을 느꼈다. 지난해 1학기엔 인천예고 학생 3명에게 국어 영어를 가르치고 진로탐색에 대해 조언을 했다. 2학기엔 연수여고 2명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진로탐색을 멘토링했다. 손 씨는 “그동안 나만을 위해 공부해 왔는데 난생 처음으로 남을 위해 공부를 하는 계기가 됐다”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내가 가진 조그마한 지식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올해 인문계뿐 아니라 특성화고교 학생을 대상으로 멘토링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세대와 인하대 인천대 경인교대 등 4개 대학이 참여했지만 올해는 재능대와 인하공전 경인여대 청운대가 참여해 총 8개 대학으로 늘었다. 멘토 학생도 1000명에서 올해 1500명이나 된다.
인천시는 특성화고교를 대상으로 한 전문대 멘토링을 확대하는 한편 장애학교, 다문화학교 등 특수학교에 대한 멘토링 활동도 확대하기로 했다. 국어 영어 수학 등 학습지도는 물론이고 진로탐색과 독서지도, 예체능활동, 동아리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2013년 연세대가 시작한 대학 멘토링 사업에 1167명의 대학생이 136개 초중고교생 2998명을 지도했다. 2014년엔 1004명의 연세대 학생들이 2369명의 초중고교생을 가르쳤다. 지난해는 연세대 인하대 경인교 인천대로 확대되면서 1706명의 대학생이 3549명의 초중고교생 멘토가 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멘토 대학생들이 지역 사회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고 멘티 학생들도 학력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둬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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