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모텔 7층에서 의문의 추락사를 한 20대 여성이 숨지기 직전 고통 속에서 ‘남자친구가 밀었다’는 유언을 남겨 경찰이 남자친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9일 여자친구를 모텔에서 밀어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김모 씨(28)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씨는 17일 오후 10시 40분 광주 서구 한 모텔 7층에서 여자친구 이모 씨(27)를 밀어 추락사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가 땅바닥으로 추락하자 김 씨는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자소방관 A 씨는 17일 오후 11시 이 씨가 극심한 고통에서 ‘남자친구가 밀어 떨어졌다’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이어 17일 오후 11시 10분 광주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 B 씨는 이 씨를 치료하던 중 그가 ‘누군가 모텔에서 밀었다’는 신음소리에 섞인 말을 들었다. 이 씨는 18일 0시 35분 다발성출혈 등으로 사망했다.
경찰은 김 씨가 119신고 직후 행방을 감췄지만 6시간 만에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인근 PC방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이 씨가 숨지기 직전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유언에 가까운 진실을 말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이 씨의 오른손 바닥과 손가락이 줄을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다 피부껍질이 모두 벗겨진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10년 전 전북의 한 복지시설에서 만난 두 사람이 2년 정도 교제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헤어진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14일 다시 만나 함께 생활했고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생활비 문제로 말다툼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김 씨가 처음에는 이 씨가 일부러 떨어진 것(자살)은 아니라는 진술을 했으나 자신의 범행은 부인하고 있다”며 “김 씨가 사건 발생이후 도주하는 등 살인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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