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전남 담양군 창평면 딸기 농장에서 김정현 롯데백화점 광주점장(오른쪽)이 백화점에 납품되는 딸기를 살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제공
“백화점과 직접 거래하니 좋은 점이 많네요. 매출이 늘고 인지도도 높아지고…”
전남 담양군 창평면 일산마을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박상석 씨(62)는 지난해 12월부터 롯데백화점 광주점에 딸기를 납품하고 있다. 하우스 3동에서 재배한 딸기를 납품하면서 예년보다 출하량이 30% 가까이 늘었다. 박 씨의 딸기 상품 100g당 납품 가격은 1300원. 중간 도매상을 거치지 않아 같은 품질의 딸기보다 15∼20% 더 높은 값이다. 박 씨는 “백화점 기준에 맞춰 품질관리에 신경 쓰다 보니 자연스레 경쟁력이 생겼다”면서 “직거래로 안정적인 판로가 생기고 인지도가 높아져 농장에 딸기를 사러 오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전남 화순군 도곡면에서 1650m²(약 500평) 규모의 미니 파프리카 농장을 운영하는 한병인 씨(58)는 지난해부터 롯데백화점 광주점과 직거래를 하고 있다. 대기업 자회사 대표로 재직했던 한 씨는 5년 전 귀농해 미니 파프리카 농사를 시작했다. 한 씨는 백화점 청과 코너 담당자에게 자신이 재배한 미니 파프리카를 보여준 뒤 까다롭기로 소문난 백화점 납품 절차를 통과했다. 한 씨는 “백화점 입점 이후 전국 각지에서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는 등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지역 농가와 대형 유통업체의 직거래가 지역 상생의 모델이 되고 있다. 현재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완도 전복, 장수 사과 등 30여 품목을 생산 농어가와 직접 거래하고 있다. 운송 시간이 짧아 농수산물의 신선함을 살릴 수 있고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직거래의 장점이다. 경매를 거쳐 백화점으로 들어오는 데 하루 넘게 걸리는 것에 비해 직거래를 하면 수확한 지 3∼4시간 만에 백화점 판매대에 오를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앞으로 지역 농가와의 직거래를 늘리고 지역 특산물 발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광주점은 설을 앞두고 보성의 고급 녹차 우전세트, 나주 녹색한우 및 청과세트, 장흥의 유기농 백화고세트, 담양 한과세트 등 지역 특산물로 꾸며진 명절 선물세트 비중을 20% 늘리기로 했다. 김정현 롯데백화점 광주점장은 “생산 현장을 자주 찾아 직거래 농가의 건의 사항을 듣고 경쟁력 있는 농특산물도 발굴할 계획”이라며 “지역과 상생 차원에서 지역 특산품 소비 촉진 행사와 농어가를 돕는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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