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죽은 아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모 군의 어머니 한모 씨(34)에게 아들 최 군은 늘 ‘눈엣가시’일 뿐이었다.
20일 한 씨의 친정어머니와 언니는 경기 부천원미경찰서 유치장에서 한 씨를 15분간 면회했다. 한 씨는 어머니와 언니에게 “힘들다. 미안하다. 도와 달라”며 펑펑 울었다고 한다. 한 씨는 “딸은 꼭 내가 키우고 싶다. 빨리 딸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나오지 못하면 딸을 꼭 돌봐 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최 군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한 씨의 언니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동생은 ‘빨리 나와서 딸을 보고 싶다’는 말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한 씨에게 아들은 늘 거추장스러운 존재였다. 한 씨는 2007년 한 인터넷 육아 카페에 여러 번 아들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첫애 임신 때부터 딸을 낳고 싶었다. 극성스러운 아들 때문에 둘째가 딸인 걸 알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고 썼다. 최 군이 돌이 지나 중이염에 걸려 고생할 때도 아들에 대한 걱정보다 불평불만이 많았다. 그는 ‘(아들을 돌보느라 힘들어)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라고 올렸다.
한 씨와 달리 친정 식구들은 외손자를 끔찍이 아꼈다. 최 군은 외할아버지만 보면 좋아서 “하부지”라며 척척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뉴스로 외손자의 죽음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한 씨 아버지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손자를 보고 싶었지만 딸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사위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외손자를 끝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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