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생활 속 쓰레기 재활용으로 자원 순환에 힘써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1일 03시 00분


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혈관 중 정맥은 몸속의 노폐물을 운반해 심장이 항상 깨끗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정맥이 새로운 영양소를 만드는 동맥과 유기적으로 순환하며 우리 몸의 건강을 유지해가는 활동은 일상생활 속 쓰레기 처리의 순환과정과 닮아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음식물을 섭취하고 나면 남는 것을 쓰레기로 버린다. 이 버려진 쓰레기는 우리 몸의 정맥처럼 비움의 역할을 위해 매립지로 운반된다. 흔히 매립지 하면 단순히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수도권매립지는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의 쓰레기를 모아 자원으로 재탄생시키는 우리나라 ‘자원순환’의 대표 기관이다.

수도권매립지에서는 생활쓰레기로 연료를 만들고 음식물 폐기물에서는 버스에 공급하는 바이오가스를 생산한다. 또 세계 최대 규모인 매립가스 발전소에선 폐기물로 전기를 만들고 있다. 쓰레기를 매립한 땅 위엔 체육시설과 꽃밭 등을 가꾸어 폐기물 처리의 선순환 고리를 정착시켰다.

이렇게 바뀐 수도권매립지는 해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어린아이부터 해외 인사까지 매립지를 찾은 사람 대부분이 놀라워하고 대단하다는 반응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모두가 더럽다고 생각했던 쓰레기가 자원이 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수도권매립지는 ‘버림(비움)의 장소’를 ‘배움의 현장’으로 바꿔 놓았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쓰레기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은 것이다. 선순환 구조가 생겨난 셈이다. 그 결과 생산의 중요성만큼이나 버림(비움)의 중요성도 인식하게 됐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생명이 있는 한 동맥과 정맥이 지속적으로 활동하듯이 이러한 선순환 고리는 계속돼야 한다. 선순환이 지속되려면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는 필수적이다.

그 첫 번째 비움의 실천은 가정이나 기업에서 쓰레기를 버릴 때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고 정해진 규격봉투에 담아 배출하는 것이다. 이런 단순한 참여가 비움의 과정을 의미 있게 하고 결국 우리에게 돌아오는 배움 또한 커지게 한다.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모두 옹골찬 다짐으로 한 해를 시작한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도 올해 많은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더 힘차게 나아가려 한다. 또한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고 자연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려 한다. 쓰레기 처리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재활용이라는 공간으로 처리함으로써 청정매립지 조성에 앞장설 것이다. 이 모든 다짐도 수도권 주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새해에는 쓰레기에서 비움의 아름다운 희망을 찾고 매립지가 비움의 땅에서 배움의 현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쓰레기에서 비움의 미학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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