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전주동물원 ‘생태숲 동물원’으로 바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2일 03시 00분


2018년까지 콘크리트-철책 제거… 숲에서 뛰어노는 환경으로 재구성
수달-늑대 등 ‘토종동물 숲’ 조성도

전북 전주동물원이 동물들의 본래 서식환경에 가까운 생태숲 동물원으로 바뀐다.

전주시는 2018년까지 400억 원을 들여 동물을 가두는 콘크리트와 철책을 걷어내고 넓어진 숲에서 동물들이 뛰어노는 환경으로 전주동물원을 재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동물복지 개념 없이 전근대적 전시가 이뤄진 전주동물원을 동물학대 시설이 아닌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고 동물이 주인공인 공간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전주시는 15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생태동물원 조성 기본계획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전주시는 먼저 동물원의 콘크리트 인공시설물을 모두 제거하고 풀과 나무·꽃 등을 심기로 했다. 관람객들에게 즐거움과 호기심을 주기 위해 몰입전시 환경을 조성하고 동물 특성에 맞게 10개 구역으로 묶어 조성하기로 했다.

10개 구역은 △토종동물의 숲 △초식동물의 숲 △초원의 숲(아시아, 아프리카) △종보전센터(시베리아호랑이) △새들의 숲 △잔나비의 숲 △맹수의 숲 △아쿠아리움 △에코돔 △호주의 숲 등이다. 또 밀집 사육을 피하고 동물들에게 안락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동물 105종(개체 수 604)을 95종(개체 수 555)으로 줄이기로 했다.

특히 전주천과 삼천으로 돌아온 멸종위기종 수달(천연기념물 제33호)을 앞으로 조성될 생태숲 동물원의 대표 종으로 선정했다. 멸종위기 동물 번식을 위한 ‘종보전의 숲’을 조성해 시베리아호랑이의 서식지를 재현할 계획이다.

동물원 입구 왼편에 있는 기린지 주변에는 자연과 동물이 더불어 살던 과거 우리나라 농촌마을의 모습을 재현한 ‘토종동물의 숲’이 조성된다. 이곳에서는 수달과 스라소니, 고라니, 늑대 등의 동물들이 서식하게 된다. 청룡열차 등 위락시설 13종을 모두 철거하고 그 자리에 돔형 열대동물관을 신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관람객들이 전시공간에 최대한 접근하도록 휴식공간과 조망공간, 관찰덱 등 다양한 관람 방법과 체험거리를 제공할 방침이다.

전주시는 현재 추진 중인 전주동물원 동물병원 신축공사를 4월까지 완료해 동물 치유 공간을 확보하고 3월까지 사자와 호랑이의 활동 공간을 두 배로 확장하기로 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동물에게는 우리를 벗어나 숲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관람객은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생명 존중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동물원은 덕진동 덕진공원 옆 12만6000m²(3만8000평) 터에 1978년 문을 열었다. 당시 호남 최초 동물원으로 인기를 끌었고 2002년 대전에 동물원이 생기기 전까지는 주말마다 충청권에서도 많은 가족들이 찾았다. 그러나 지은 지 40년이 다 되면서 사육시설이 좁고 낡아 동물학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에만 90만7800여 명이 입장했고 호랑이 사자 코끼리 등 105종 600여 마리의 동물이 살고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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