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광주 전남에서 유치원 교직원 월급 미지급과 원아 이탈 등 보육대란을 빚고 있는 누리과정이 일시적이나마 숨 쉴 공간을 찾았다. 보육대란이 현실화하면서 유치원 교사와 학부모들이 길거리 집회를 벌이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해당 시도의회가 일단 몇 개월분이라도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태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6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유치원 예산 2개월분(420억 원) 우선 편성에 동의하면 서울시의회는 27일 곧바로 교육위, 예결위, 본회의까지 열어 신속하게 예산을 처리할 계획이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일단 급한 불을 끄자는 취지”라며 처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광주의 경우 교육청과 의회 모두 유치원 예산을 편성하자는 데에는 합의가 형성됐다. 단지 2개월분이냐, 1년분이냐를 두고 견해차를 좁혀야 하는 상황이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25일 “시의회가 삭감한 유치원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으로 1년 치 전액(706억 원)을 다시 편성해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2일 조영표 광주시의회 의장은 장 교육감에게 “유치원 누리과정 2개월분(118억 원)을 긴급 추경예산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조 의장과 장 교육감, 윤장현 광주시장이 26일 시의회 임시회 개회 전에 만나 해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더민주당도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한다는 원칙을 정한 만큼 경기 지역의 보육대란도 잠시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별개로 25일 경기도는 준예산에 편성한 2개월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910억 원을 도내 31개 시군에 내려 보냈다.
전남도교육청은 전남도의회에 유치원 8개월분, 어린이집 5개월분의 예산 편성을 요구했고, 다음 달 16일 본회의에서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탁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은 “대통령과 정부가 책임을 안 지고 있지만 우리라도 애들을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 금액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유치원과 어린이집 지원액을 맞추려고 한다”고 말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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