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선제 결정 즉각 철회하라”… 교수-학생들 집회-농성 이어져
교육부와 ‘간선제 협약’땐 학내 반발 더욱 거세질 듯
차기 총장 선출 방식을 둘러싸고 강원대의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총장 직선제를 희망하는 교수와 학생들의 집회와 농성이 잇따르고 있고 학교 곳곳에는 대학본부의 간선제 결정을 비난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특히 강원대는 총장 간선제를 전제로 교육부와 협약(MOU)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져 학내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대 학생 40여 명으로 구성된 ‘총장 직선제 쟁취를 위한 강원대 학생 공동행동’은 25일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장 간선제 폐기 및 직선제 수용, 강원대 비상대책위원회의 학생 참여 비율 증진 등 6개 항을 요구했다.
강원대 비대위와 삼척캠퍼스 평의원회는 19일 성명을 통해 “전체 교수회의에서 총장 선출 규정안을 의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결시킨 것은 학칙상 절차를 지키지 않은 데다 정당성이 없는 폭거”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부총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강원대가 간선제를 강행할 경우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어 직선제 지지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구성원의 동의도 묻지 않고 교육부와 간선제 협약을 추진하는 것은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며 “하지만 법적으로 이를 막을 수가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6일 열린 교무회의에서 ‘직선제 총장 선거를 위한 학칙 개정안 및 총장 임용 후보자 선정 규정 제정안’이 부결되면서 확산됐다. 교무위원들의 투표 결과 찬성 8명, 반대 25명, 기권 4명으로 직선제 안은 부결됐고, 사실상 간선제 선출이 확정됐다.
이번 결정은 강원대 비대위가 지난해 10월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총장 선출 방식을 묻는 투표를 실시한 결과 77%가 직선제를 지지했던 것과 대치되는 것이어서 갈등은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강원대 대학본부가 간선제를 선택한 것은 학교가 처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강원대는 지난해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지역 거점 국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D등급을 받아 구조 개혁 대상에 포함된 데다 교육부는 직선제 총장 후보의 임용 승인을 거부하고 정부 재정지원사업 예산 삭감 등을 통해 국립대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대는 교육부와의 물밑 접촉을 통해 간선제를 수용하는 대신 대학구조개혁평가 재정 지원 제한 해제 및 유예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용옥 강원대 총장직무대리는 호소문에서 “직선제를 선택하면 총장 임용 후보자의 임용 제청 거부로 인한 총장 부재 상태가 지속되고,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따른 재정 지원 제한 기간이 연장되는 등 대학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많은 교수가 열망하고 있지만 간선제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점을 널리 혜량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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