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모텔에 감금된 채 아버지와 동거녀 등으로부터 상습폭행과 배고픔에 시달려 온 11살 인천 아동학대 피해 어린이가 머리카락을 잘리는 정서적 학대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인천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신상렬) 심리로 열린 인천 아동 학대 사건의 첫 공판에서 검찰은 “싱크대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다는 이유로 피해아동 A 양(11)이 아버지와 동거녀로부터 가위로 머리카락을 짧게 잘리는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는 내용의 새로운 공소사실을 제시했다.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피해 아동 A 양의 아버지 B 씨(32) 측 변호인은 “피고인 3명 모두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목록에 대해서도 모두 동의했다.
수의를 입고 나란히 법정에 선 아버지와 동거녀, 동거녀의 친구는 작은 소리로 모든 혐의를 인정했으며 고개를 푹 숙인 채 앞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법정에 선 아버지 B 씨는 불안한 듯 주변을 돌아봤지만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직업 등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 답변했다. B 씨의 동거녀인 C 씨는 1차례, 동거녀의 친구인 D 씨는 4차례 반성문을 작성해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B 씨는 1차례도 반성문을 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에게 적용된 폭력행위 등 처벌법 일부가 6일 개정됨에 따라 ‘집단흉기 등 상해’를 ‘특수상해’로 죄명을 바꿔 조만간 공소장 변경 신청을 할 예정이다. 검찰은 앞서 이달 11일 이들을 기소할 당시 아버지 B씨의 친권상실을 법원에 청구했다.
A 양은 20일 건강한 몸으로 퇴원해 현재 인천의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탈출당시 16㎏에 불과한 몸무게는 최근 23.5㎏으로 늘었다. 이날 법정에 나온 아동보호기관 관계자는 “A 양이 몸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B 씨 등 3명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2일 오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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