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수남 검찰총장 “살펴볼 ‘檢’자에 검사의 답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일 03시 00분


“수사기록 현장서 진실 찾아야”… 대검 전입식서 ‘기본 충실’ 강조

“검사다운 검사가 되려면 ‘살펴볼 검(檢)’ 자에 답이 있다.”

김수남 검찰총장(57)은 지난달 27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사 전입식에서 한자 뜻풀이를 통해 ‘검사 역할론’을 강조했다.

김 총장은 “‘나무 목(木)’ 변에 ‘여러 첨(僉)’자가 결합된 ‘살펴볼 검’ 자는 옛 관청에서 여러 가지 재물을 보관한 나무 상자에 혹시 없어진 것은 없는지 살펴보는 데서 유래했다”며 “판사의 ‘판단할 판(判)’ 자와 다르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검사의 역할은 판단을 넘어 무엇이 실체적 진실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그에 맞는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수사기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유·무죄 판단만 하지 말고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증거를 수집하는 ‘검사다운 검사’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

김 총장은 특히 이 자리에서 친부모의 아동 학대 사실이 묻힐 뻔했던 충남 홍성군 유치원생 사망 사건을 모범 사례로 들었다. 지난달 20일 119에 생후 9개월 된 영아 사망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은 유족들이 부검을 원하지 않아 사건을 종결하겠다는 보고를 올렸다. 그러나 보고를 받은 홍성지청의 검사는 영아의 눈 밑에 조그만 멍 자국을 발견하고 부검을 지휘했고 두개골 골절과 또 다른 멍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범행을 부인하던 부모들은 부검 결과를 놓고 추궁당하자 죄를 자백했다.

김 총장은 “검사의 일이 바로 이런 것”이라며 “검사는 항상 수사기록을 보면서 조그만 단서에도 의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검사#김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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