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3시. 이날 새벽부터 운행을 시작한 신분당선을 타기 위해 성복역을 찾았습니다.
착공 5년 만에 정식 운행을 시작한 기쁨과 설렘, 인증샷이 빠질 수 없겠죠. 역 안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곳곳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주말이기 때문에 이용객이 많지 않겠지”라고 예상하며 나섰지만 지하철 안에는 표를 끊고 탑승하는 승객이 제법 많았습니다.
탑승을 위해 카드 리더기에 지갑을 가져다대자 찍힌 금액은 1250원. 기본요금인 것이죠.
오후 3시 3분. 강남행 열차가 들어섰습니다. 신분당선의 평균 배차 간격은 8분으로 운좋게 3분 만에 탑승하게 됐습니다.
객실 첫 칸에는 다른 지하철에 비해 다소 많은 승객들이 자리한 듯 보였습니다. 바로 일반 지하철에서는 볼 수 없는 터널 내부를 구경할 수 있는 ‘명당(?)’으로 일찌감치 소문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아이들부터 할아버지까지 앞자리를 차지한 모습이죠. 기자도 앞자리에서 터널 내부를 구경했습니다. 마치 터널 내부 탐사에 나선 듯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습니다.
특히 곡선에서도 꺾임과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운행하는 마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이곳에는 기관사 자격을 가진 안전요원 한 명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열차 비상시에 수동으로 운전을 하기 위해서죠. 이날은 나이가 지긋한 한 승객이 안전요원에게 신분당선에 대해 질문하며 궁금증을 해소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자~ 이게 빠른 지하철이야. 이제 다시 집으로 가자.” 동천역에 도착하자 노부부가 손자에게 한 말입니다. 이들은 성복역에서 탑승, 2정거장 후인 동천역에서 내렸습니다. 사실 성복역부터 동천역은 마을버스로 가도 충분한 거리죠. 하지만 개통 첫날, 손자와 함께 신분당선 탑승 나들이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다음역인 정자역은 기존의 신분당선 종점이었죠. 그런데 연결선이 개통되자 출근길 ‘지옥철’을 연상케 할만큼 꽉찬 승객으로 발디딜 틈도 없었습니다. 정자역에서 탑승한 한 승객은 “사람이 왜 이렇게 많나했더니 오늘 신분당선 연결 부분 개통했구나”라며 혼잣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첫 칸을 벗어나 다음 칸으로도 이동해봤죠. 눈길을 끈 것은 중간문을 아예 없앴다는 것입니다. 문을 여닫는 불편함도 해소하고 개방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분당선 안에는 남은 거리와 시속을 표시해주는 전광판이 있죠. 평균 시속 85km를 유지했고, 최고 속도는 91~92km/h에 달했습니다. 그럼에도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지하철은 고요했습니다.
그렇게 달린지 어언 27분, 강남역에 도착했습니다.
비슷한 노선(지역난방공사~강남역)의 광역버스(8201번)는 약 40~45분 걸리는 것에 비해 13분~18분 정도 단축된 것이죠.
하지만 신분당선의 요금은 2750원(성복역~강남역 기준). 기존의 광역버스 요금인 2400원보다 350원이 더 들어가는 셈입니다. 물론 왕복으로 따졌을 때는 하루 700원의 부담이 가중됩니다.
연장선의 요금체계는 다소 복잡합니다. 이용거리 10㎞까지 기본운임 1250원에 민간투자사업에 따른 별도운임 900원이 더해진 2150원입니다.
10㎞를 초과할 경우 5㎞당 거리비례운임 100원이 추가되는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도 적용되죠. 또한 신분당선과 연장선을 동시에 이용할 경우 별도운임(900원)이 더해집니다. 별도운임만 1800원이 되고 600원의 연계이용 할인을 뺀 1200원을 물어야 합니다.
이로 인해 국토교통부는 지역주민들의 요금 인하 요구가 많은 만큼 인하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요금 인하가 현실화되려면 최소 6개월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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