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 여중생 사건’ 오늘(5일) 현장검증 “가출 못하게 옷 벗겨놓고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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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2월 5일 11시 25분


오늘(5일) 현장검증

오늘(5일) 현장검증/부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오늘(5일) 현장검증/부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백골 여중생 사건’ 오늘(5일) 현장검증 “가출 못하게 옷 벗겨놓고 폭행”

목사 아버지에게 폭행 당해 숨진 채 1년 가까이 방치됐던 이모 양(사망 당시 13세)이 외상에 따른 충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은 5일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부천의 집에서 현장검증을 벌일 예정이다.

3일 체포된 이 양의 아버지 이모 씨(47)와 계모 백모 씨(40)는 사망 추정일인 지난해 3월 17일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 부천의 자택 거실에서 딸 이 양을 5시간 동안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버지 이 씨는 경찰에 “나무 막대로 딸의 손바닥과 종아리, 무릎 위쪽을 수차례 때렸다”고 진술했다. 계모 백 씨 역시 “빗자루 등으로 팔과 허벅지를 여러 번 폭행했다”고 말했다.

사망 당일 이 양은 속옷만 입은 채였다. 경찰은 “이 양 부모가 ‘(딸이 돈을 또 훔치거나 가출을 할까 봐) 다시 가출하지 못하게 하려고 옷을 벗겨놓은 채 때렸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 양 부모는 이 양의 도벽과 가출로 골머리를 앓아 왔다고 경찰에 주장했다. 이 양은 2012년부터 계모 백 씨의 여동생(39) 집에서 지냈다. 이 양의 이모부는 동아일보에 “이 양을 친딸처럼 생각하며 키웠는데 2013년경부터 어른들 돈에 손을 댔다”며 “2015년 들어서는 아빠 교회 헌금을 훔치다가 걸렸는데 금액이 수십만 원, 수백만 원까지 커졌다”고 말했다.

오늘(5일) 현장검증/부천=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오늘(5일) 현장검증/부천=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경기 부천소사경찰서는 “이 양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외상에 따른 쇼크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1차 소견을 통보해 왔다”고 4일 밝혔다. 외상에 따른 쇼크사는 극심한 고통이나 스트레스로 갑작스레 혈압이 낮아지고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사망에 이르는 증상이다. 오랜 시간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하다 맞은 부위에서 오는 큰 통증을 감당하지 못해 숨졌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국과수는 “대퇴부(넓적다리)에 비교적 선명한 출혈이 관찰됐지만 골절이 없고 복강(배 안)에도 출혈이 없었다”며 “정확한 사인은 현미경 검사 등 정밀감정을 거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씨 부부에 대해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계모의 여동생에 대해 아동학대 혐의로 4일 오후 9시께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5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부천의 집에서 현장검증을 벌일 예정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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