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50% “초중고 교육 전반 평가 점수는 ‘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1일 16시 12분


우리 국민의 50% 이상이 초중고교 교육 전반에 대한 평가로 수우미양가 중 ‘미(보통)’의 성적을 줬다. ‘보육대란’으로 논란을 벌이고 있는 누리과정 지원에 대해서는 지금처럼 모두에게 동일한 지원을 하는 것보다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자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19세 이상 75세 이하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8월 실시한 ‘2015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초·중·고교를 평가한다면 어떤 성적을 주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0.6%가 보통 수준인 ‘미’라고 답했다. 전체적으로 잘하고 있다(수+우)는 응답은 14.8%였지만 잘 못하고 있다(양+가)는 응답은 34.7%에 달했다.

교육전반에 대한 평가를 5점 척도의 점수로 환산하면 2.73점에 그쳤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3.05점, 중학교 2.75점, 고등학교 2.47점으로 고등학교 교육에 대한 평가점수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초중고 교육의 질과 관련해 국민들의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며 “5점 척도 중 평균 3점이 안 되는 낮은 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이 가진 불만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해 적절한 개선 방안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학생을 위한 맞춤형 상담 및 학생지도 활동이 1순위로 꼽힌 반면 고등학교는 수업의 질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자들이 답했다.

초중고 교사들의 능력과 자질에 대해서는 ‘보통’이라는 응답이 50.6%로 가장 많았고, ‘신뢰하지 못한다’가 28.2%, ‘신뢰한다’가 21.3%로 나타났다.

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으로 초등학교는 생활지도 능력(47.7%), 중학교는 학습지도능력(38.2%) 고등학교는 진로지도능력(47.6%)이 1순위로 꼽혔다. 지금보다 더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교과목으로는 사회(역사·도덕 포함)를 선택한 응답자가 20.7%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국사(17.7%) 체육(14.0%) 국어(13.3%) 교양(11.6%) 예술(8.6%) 영어(6.1%) 등의 순이었다. 강화돼야 할 교육 내용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인성교육이 1순위(초 35.2%, 중 40.8%)로 꼽혔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진로교육(28.8%)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최근 누리과정 예산 논란과 관련해 바람직한 지원 방식으로는 ‘0~5세 모두 소득수준별 차등지원’을 선택한 응답자가 37.2%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 연령 모두 계층 구분 없이 똑같이 지원’(29.0%), ‘0~2세 무상, 그 이상은 소득수준별 차등 지원’(12.5%), ‘3~5세는 무상, 그 이하는 소득수준별 차등지원’(15.8%) 등 순으로 나타났다.

자녀 교육에 대한 인식도 예전과 달라진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자녀가 학교에 다니는 것을 거부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다른 대안을 찾겠다’는 응답이 56.8%로 가장 높았다. 이는 1999년과 2001년 조사에서 같은 질문에 대해 ‘정규학교는 꼭 다니게 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자녀교육에 성공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좋은 직장 취직’(24.3%)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는 것’(21.9%)이 1~2위에 올랐다. 2008년과 2010년 조사에서는 ‘자녀가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크는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연구진은 “결국 좋은 직장에 취업하지 못하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면 교육적으로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는 관점으로 교육에 대한 실용주의적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항후 교육정책은 고용 정책을 반영해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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